최근 옷 로비 사건으로 인해 나라가 어수선하다. 짜맞추기 수사를 주도한 검사, 휠체어를 타고 울음을 터트리는 증인 등 연일 TV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까지 왔는가를 잘 보여준다. 더욱이 증인들 남편의 대부분이 가장 ' 청렴결백' 해야 할 공무원임을 생각할 때, 이 일은 더욱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가 나타나는 곳은 많지만 가장 정직해야 하는 공무원이 부정부패의 대명사가 된 오늘날 한국 사회의 현실을 고려해서 논의의 범위를 공무원의 부정부패로 한정시키기로 한다.
공무원이 부정을 저지르는 원인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공무원의 잘못된 의식이다. 공무원들은 이른바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비리를 당연시하며 그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니 비리는 더욱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그것이 다시 ' 관행' 이 됨으로써 죄책감을 무뎌지게 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둘째는 시민들의 방관적인 자세이다. 사람들은 신문이나 TV에서 공무원의 비리를 접하게 될 때만 비판을 한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시민 자신 또한 하지 않은 채, 그저 보일 때만 비판하고는 이내 관심을 끊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방관적 자세는 공무원의 비리를 방치함으로써 그것을 더 잘 일어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셋째는 정부의 눈가림식 징계이다. 비리를 징계하는 문제에 있어서 징계를 내리는 사람 또한 (부정부패를 저질렀을 소지가 있는)공무원이므로 엄하고 강력한 징계로 비리를 철저히 없애겠다는 의지보다는 가능한 한 가볍게 조용히 넘어가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른바 서로 봐주기 식의 형식적인 징계조치는 공무원 비리근절의 근본적인 해결을 막고 있다.
이렇듯 공무원의 부정부패에는 공무원뿐 아니라 시민들 그리고 정부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공무원 부정부패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모두 같이 노력하는 입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공무원의 부정부패근절을 위한 대책으로는 첫째, 공무원들의 의식개혁을 위한 공무원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공무원들은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고쳐야한다는 강력한 개혁의지를 인식함으로써 부정부패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공무원 의식개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정부의 의지표명을 시도해야 한다.
둘째, 부정부패는 반드시 척결해야한다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의지가 반영될수 있도록 공무원의 비리를 감시하는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민간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 또 시민들에게 민간기구차원에서의 의식개혁 교육을 실시해서 부정부패는 나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 곧 나 자신의 문제임을 알리고 그에 따라 나의 적극적인 노력도 요구됨을 강력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셋째, 비리 공무원에 대한 엄격하고 강력한 징계조치를 위해 민간기구와 정부조사기관이 연계된 공무원 비리 징계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 민간기구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리를 감시하는 일도 정부와 함께 하는 동시에 징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로써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이루어질수 있게 된다.
공무원 부정부패의 원인은 공무원, 시민, 정부 모두에게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만 획기적인 개혁을 한다고 해서 부정부패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다. 이 세 주체가 부정부패의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함께 하는 입체적인 노력이 이루어질 때 부정부패의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사회 전반적인 이러한 입체적인 노력이 이루어질 때, 공무원이 건전함과 정직함의 대명사가 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오순주(gobda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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