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이 대구시의 골칫거리로 남아있던 옛 의무사 부지를 97년 감정가대로 1천580억원에 매입하면서 회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대구시는 재감정을 통해 싼 값에 매각해야 할 땅을 우방이 매입해주자 상당한 이득을 보면서 재정에서도 여유를 갖게 됐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이 평당 336만원의 땅 값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던 의무사 부지를 우방이 매입한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의무사 부지 사업을 통해 기업회생의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또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대기업들이 의무사 부지 매입에 적극 나섰던 것도 우방이 '비싼 값'에 땅을 사들인 이유가 됐다. 지역 시장만큼은 대기업에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자금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우방은 주택은행을 설득해 자금운영권을 주는 대신 시공권, 분양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매입 계기였다. 8% 안팎의 우대금리(프라임 레이트)를 받은 것도 예상 밖의 협상 결과였다.
최근 감삼드림시티(2천160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한데 이어 수도권 지역에서 6천억원대의 재건축 사업권을 수주한 것도 금융권과 신뢰를 쌓는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우방의 자신감대로 사업이 성공할지는 여전히 두고봐야 할 내용이다. 비싼 땅 값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3천가구가 넘는 대단지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주택은행이 높은 부지가격, 대단지라는 악재가 있는 사업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길을 터 준 것은 경제 외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았느냐는 꼬리표를 달게 돼 사업 성공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 초부터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으나 부지 매입비를 감안할 때 평당 450만원 이상의 분양가가 나온다는 결론을 냈다. 삼성은 이런 수준으로는 100% 분양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대산업개발도 대구시에 여러차례 가격절충을 시도했다가 땅 값 때문에 사업을 포기했다.
우방의 계산대로 50평형이 평당 450만원이라면 분양가가 2억2천500만원에 이른다. 대구 최고 수준이다. 위치가 좋다고 하더라도 지역 단일 최대 단지인 3천200가구를 넘어 분양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방이 4개 블록을 단계적으로 분양하려는 것도 대단지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고품질, 고가격으로 '최고 아파트'를 선보이면서 수요자를 충족시키는 일은 우방의 몫으로 남게 됐다. 우방이 기업 회생의 가시밭길로 갈 것인지 탄탄대로로 달릴 것인지는 의무사 부지 사업 성공 여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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