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썰렁했던 99시민참여 박람회

지난 1일부터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열린 '99시민참여 박람회'가 3일 끝났다.

이번 행사는 대구지역 32개 시민단체(NGO)가 시민들로 하여금 시민 운동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시민운동의 성과를 알림으로써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많은 참가단체들이 행사시작 1개월을 앞두고 준비에 들어간데다 준비 기간중 행정사무감사 모니터활동을 둘러싼 대구시의회와의 마찰까지 겹쳐 시민단체 특성을 살린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 추운 날씨 탓에 비좁은 지하공간에서 행사를 열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실속없이 끝난 행사의 한 원인이었다는게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행사기간중 시민단체들은 의욕적으로 1시민 1단체 가입하기 운동을 벌였지만 홍보팸플릿을 나누어주고 서명운동을 받는 등 획일적인 행사로만 일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지 못했다.

그나마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참여연대가 벌인 우유병살리기와 전화설비비 상환 서명운동 등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어 각각 20여명과 10여명의 신규회원을 확보해 체면(?)을 차렸다.

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서명운동도 마련하지 못한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한명의 회원도 받지 못하거나 몇명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와함께 시민단체들이 행사기간중 마련한 시민사회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도 참여 단체의 절반 수준인 15여개 단체 활동가들만 참가해 썰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단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져가는 시점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아직까지 시민운동을 한 발 옆에서 지켜보는 시민들이 많다는 현실을 되짚게 하는 한편 시민 곁으로 다가서려는 시민단체들의 노력도 참신성이 떨어져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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