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지하 시인, 본명 영일 사용한다

김지하 시인이 20대부터 사용했던 필명 '지하'를 버리고 본명 '영일'을 사용한다고 선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씨는 4일 "'지하'라는 이름이 어둠속에서 살고 마음도 어둡다는 느낌을 준다는 주변의 충고가 많아 본명을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부터는 아버지가 물려주신 꽃 한송이라는 의미의 본명 '영일(英一)'을 사용할 것"이라며 "다만 영일이라는 이름이 젊은 사람의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노겸(勞謙)'이라는 호로 불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본명을 사용한다는 계획에 반대한 사람도 있었다고 밝힌 김씨는 "민족사상안에 전 세계의 보편적인 사상을 담겠다는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둠의 이미지를 벗어버릴 필요가 있다고 여겨 필명을 버리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에 출간되는 시선집 '깊이 잠든 이끼의 생'(실천문학사)에도 '김영일'이라는 본명을 표기한다.

김씨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름이 삶의 대들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이제부터는 노겸이라는 호의 의미(열심히 일하는 겸손)처럼 세상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주화투사의 대명사인 '지하'에서 '김노겸'으로 변신한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지켜 볼 만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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