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가 소선거구제로 가닥이 잡히면서 요즈음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15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지만 예결위마저 지역예산을 둘러싼 폭언사태로 며칠째 공전되자 여야 가릴 것 없이 지역구 활동에 나선 것이다. 의원들의 마음은 온통 표밭에 가 있다. 특히 지역구 통.폐합이 예상되거나 격전이 예상되는 일부 지역구의 경우, 벌써부터 보좌진들이 지역구에 파견돼 총선을 겨냥한 사전 조직점검 활동에 나서고 있다.
통합이 확실시 되고 있는 안동의 두 현역의원(한나라당 권오을.국민회의 권정달)은 주말 뿐 아니라 주중에도 서울에 일이 없으면 지역구를 누비는 것이 생활화 된지 오래다. 두 사람 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본회의장에 들어서면 무의식적으로 상대의원이 의석에 앉아 있는지부터 쳐다보게 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나라당 권의원은 이번 주부터 일부 보좌진들을 안동에 내려 보내고 정기국회 이후 여직원만 남기고 보좌진 전원을 안동에 상주시킬 작정이다. 자신이 예결위 활동에 묶여있는 사이 국민회의 권의원은 한 사람이라도 손을 더 잡았을 것이라는 불안감에서다.
경북지역의 한나라당 ㅇ의원은 한달 전부터 보좌관과 비서관을 동원,지역구 조직점검을 마쳤다. 상대후보보다 여론이 좋고 지역정서 프리미엄까지 있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본다'는 심정으로 지역구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의 ㅅ의원은 연초부터 의원회관을 폐쇄하고 지역구에 매달릴 작정이다. 연말까지는 의정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대신 그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역구에 상주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불리한 지역정서를 안고 총선을 치러야 하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은 사정이 더 절박하다.
그래서 주말 뿐만 아니라 주중에도 의원회관은 한산하다. 저녁에 불이 켜지는 사무실은 몇 되지도 않는다. 부별심의와 계수조정작업만 남겨둔 예결위 외에는 사실상 정기국회가 마무리된 상태라 늦게까지 의원회관을 지키는 경우는 드물어진 것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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