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북경아시안게임은 한국체조의 분수령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체조는 국제무대에 명함조차 못내밀던 종목. '그 일'을 대륜고 3년이던 이주형(당시 18세)이 해냈다. 그는 평행봉에서 예상치 않은 금메달을 따면서 국제무대에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그로부터 10년째인 지금, 이주형. 체조선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정상을 달리고 있다. 오히려 어느때보다 절정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한국체조의 1인자 답게 이주형(27.대구은행)은 지난 10월 16일 중국에서 열린 99세계체조선수권대회 평행봉부문에서 1위를 차지, 개인전 금과 함께 종합전적 5위로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유옥렬이 정상에 오른 91년 인디애나폴리스 대회이후 8년만에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안기며 내년 올림픽 메달가능성을 높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평행봉 결승전에서도 슬로베니아의 미트야를 제치고 우승, 부동의 정상임을 확인했다.그의 철봉과 평행봉 기술구사는 세계최고수준이다. 1m62㎝의 키에 60kg의 힘이 받쳐주는 서구형체격과 이런 체구에 아랑곳 않는 유연성과 적절한 타이밍구사에서 꽃피우는 기술이다.
한국체조의 간판스타인 그도 10년간 도약과 좌절을 두루 겪었다. 93년까지는 뜀틀의 1인자 유옥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고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 94년, 98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는 불운이 겹치면서 정상일보 직전에 무너졌다. 방콕아시안게임후에는 "체조선수로서는 한 물 갔다"는 평가속에 자신도 그만둘까하는 생각도 여런 번 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서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에 다시 평행봉을 잡아 올 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92년 주니치컵 뜀틀우승을 시작으로 올 해까지 크고 작은 대회에서 10여차례 정상에 올랐다. 대구명덕초등에서 4학년때 체조를 시작, 올해로 체조 입문 17년째인 이주형은 내년 시드니올림픽을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주형은 "마지막 도전이 될 내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체조인생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세부기술훈련과 피나는 연습으로 정상에 다시 한번 오른 뒤 물러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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