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뉴라운드 협상 결렬됐지만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3차각료회의의 결렬은 미국등 강대국들의 지나친 자국이익 극대화에 대한 개도국들의 반발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후속협상이 성탄절 이후 재개되리란 관측도 있지만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회의의 결렬로 폭넓은 무역자유화를 통한 새로운 세기의 세계적 무역질서를 구축한다는 목표는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회의를 주도했던 미국은 과욕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외교적 실패를 맛보게됐고 한국은 공산품분야의 반사이익을 노리고 성급하게 양보한 농산물분야의 합의로 내년부터 큰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뉴라운드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로서는 더 어려운 무역환경에 처하게됨으로써 불리하게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회의의 결렬은 세계각국으로부터 몰려온 수많은 비정부기구(NGO)회원들의 대규모 시위로 개막식조차 가질 수 없었을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뉴라운드협상의 최대난제로 떠올랐던 농산물분야의 협상이 급진전되면서 한때 타결가능성을 낙관했었지만 막바지에서 농산물수출보조금,노동기준,반덤핑과 생물공학분야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타협이 어려워진 것은 선진국들은 명색이 자유무역의 실현으로 세계번영을 가져온다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결렬된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했던데서 비롯됐다고할 수 있다. 그들은 불공정 무역질서의 강행과 초국적 거대자본의 시장지배를 위한 일방적 논리를 자유무역주의란 포장으로 밀어붙이려 했던 것이다.

농산물을 공산품과같은 입장에서 일률적으로 관세교역품목으로 다루려했던 것과 노동및 환경의 무역연계, 전자상거래, 서비스, 투자에대한 국제규범에 이르기까지 모두 선진국들이 비교우위에 있는 품목들의 이익을 반영하려 했던 것이다. 그것도 3일간이란 짧을 기간동안 회의 참가국들이 충분한 준비도 갖추지않은 상태에서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미국 등의 일방적 태도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하겟다.

뉴 라운드협상의 결렬로 농산물시장만 개방하고 선진국의 공산품 반덤핑문제 등에는 얻는 것이 없이 돌아온 우리정부는 그동안 협상전략에 문제가 있었음을 반성해야할 것이다. 앞으로 속개될 뉴 라운드협상에서 선진국들의 더욱 거세질 밀어붙이기에 대비해 전문가양성과 전략마련에 더 치밀한 노력이 있어야할 것이다. 특히 이번 협상 결렬로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우루과이 라운드에 따른 농산물 협상에서 피해를 줄이기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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