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땐 먼 산 정상을 보며 등산을 했었지만 요즘은 등산로 옆 이름모를 풀 한 포기에 더 애정이 갑니다. 작곡을 하는 일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작곡가 정희치(경북대 교수)씨는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작곡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로마에서 작곡한 '부활절 칸타타'를 들고 귀국한 것이 꼭 10년전. 종교음악의 장엄한 분위기에 푹 젖어 있던 그였지만 이젠 보다 소박하고 한국적이며 생동감이 넘치는 젊은 성가곡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칸타타로 연주할만한 국내 작품이 거의 없다는 현실이 큰 계기가 됐습니다. 그나마 외국곡들도 기쁨이 충만한 성탄절을 표현하기엔 너무 무거운 편이죠"
정씨가 최근 완성, 전국의 서점에 배포되기 시작한 크리스마스 칸타타 '우리 구세주 나셨다'는 이사야 9장과 말라기 4장,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등 구약과 신약의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 글은 현재 KBS대구방송총국 심의부장으로 일하며 오랫동안 정씨와 공동작업을 해온 박정도씨의 작품. 정씨의 평에 따르면 '산소가 충만한' 글이다.
"교회에서 애창되는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대부분 20세기 초 미국에서 영어로 쓰여진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우리 언어와 멜로디가 일치하는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갖게 된 셈이죠"
크리스마스 칸타타 '우리 구세주 나셨다'의 초연은 오는 21일 오후7시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성탄축하 대음악회'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열린다. 테너 박세원·심송학, 소프라노 유미숙·구은희, 바리톤 전기홍·김현삼씨 등 성악가들과 경북대 예술대학 콘서트 콰이어가 출연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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