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향토음악계는 IMF로 위축된 문화예술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신진.기성 음악인들의 노력이 돋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피아노포르테, 현대피아노음악교육연구회, '비르투오지 디 꼬레아', 글로리아 실내악단, 영남 피아노연구회, 대구반주연구회 등 많은 전문연주단체들이 창단됐고 지난 9월에는 민간오페라 운동의 대표주자인 대구오페라단이 8년간의 긴 침묵을 깨고 활동을 재개, 침체된 음악계에 활력소가 됐다.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오페라계의 약진은 올해도 계속돼 대구시립오페라단은 2차례의 정기공연을 통해 이화영, 김창현, 노운병 등 역량있는 신진들을 발굴해내는 개가를 올리는 한편 이탈리아 초청 가수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지역 성악인들의 역량을 확인했으며, 계명오페라단은 대작 '돈 카를로' 공연으로 향토 오페라의 저력을 전국에 과시했다. 또 영남오페라단은 최근 호남오페라단과 창작오페라 '녹두장군'을 공연하며 단순한 교류 차원을 넘는 지역간 공동공연이라는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경북오페라단이 새롭게 창단돼 내년도 문화엑스포 행사를 대비하며 오페라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상급 해외연주자들의 내한공연이 대부분 대구무대를 비껴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 지역 공연계는 장영주, 장한나, 백혜선, 정경화, 강동석, 백건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연주자들의 무대가 이어져 내실을 다지고 있다. 게다가 작곡가 유승현(11)군, 피아니스트 정진솔(8)양 등 다음 세기를 이끌어갈 한국음악계의 재목으로 평가받는 어린 유망주들이 향토에서 발굴되는 성과를 올렸다.
그밖에도 작곡가 임우상씨가 발표한 '관현악을 위한 달구벌 환상곡'이 제18회 대한민국 작곡상 최우수상을 수상, 지역 음악계를 빛냈으며 대구시립교향악단은 폴란드 출신 새 상임지휘자 보구슬라프 마데이를 영입, 2년 가까이 지속된 '표류'를 마감했다.
그러나 이런 다채로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1999년은 지역 음악계에 커다란 오점을 남긴 해이기도 하다. 올초 대구시립합창단의 성희롱 파문에 이어 시립합창단 해체 및 지휘자.단원 해촉이라는 초유의 극약처방이 내려졌고, 대구시와 지리한 법정공방 끝에 최근 해촉됐던 전 지휘자가 복직해 여전히 불씨를 남겨두고 있다. 또 대구예술대 교수채용 금품수수 사건이 불거져나와 음악인들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영남대는 일부 교수들의 학생 성추행 사건이 터져 몸살을 앓았다.
또한 교육부가 새롭게 시도한 수행평가의 영향으로 중.고등학생들이 사전 교육도 없이 대거 공연장에 몰리면서 대구 공연장의 분위기가 전국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 음악계는 양적인 성장에 앞서 음악인들의 자질 향상과 자정 노력 등 내실을 다져야한다는 해묵은 과제를 또다시 안게 됐다.申靑植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