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져도 뜰 것이라곤 주머니 뿐이라던가. 가난을 빗댄 소리다. 외환위기 쇼크를 딛고 빠른 회복세로 돌아 섰고 IMF졸업장을 거머 쥐었다던 오만소리와는 판이하게 우리의 가난이 또다시 세계의 입방아에 올랐다. 중산층이 무너졌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 됐다는 학계의 소리에 정부가 발끈한게 어저껜데 이를 뭉개버린 보고서 하나가 또 나온 것이다. ※어제 세계은행(IBRD)이 내놓은 '2000년 세계경제와 개발도상국 전망'이라는 보고서 속에는 우리의 도시 빈민 인구가 지난해에는 전년인 97년도의 9%에서 배도 넘는 19%로 급증한 것으로 적고 있다. 심각한 빈민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로 본 것이다. 수출이 늘고 주가가 치솟는 것과는 어긋나게 빈부 격차는 훨씬 커지고 있다는 항간의 이야기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에도 참여연대와 유엔개발계획(UNDP)이 빈민 1천만명 시대를 맞았다고해 한바탕 정부와 티격태격을 벌였다. 조사 방법이 틀렸느니 국가 신인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느니 법석을 떨었다. 이번 세계은행의 보고서를 보고는 또 무슨 변명이 나올지 궁금하다. ※도시는 결코 죽지 않고 나날이 젊어 진다고 누군가 말했다. 지금 지구촌에는 인구 1천만명을 넘는 도시가 16개나 있다. 물론 서울도 포함된다. 학자들은 오는 2002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2025년에는 3분의 2가, 2100년에는 4분의 3이 도시에서 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는 계속 성장하고 이 성장을 소화하지 못하는 도시는 토하게 된다. 실업으로 인한 빈민층이 늘어 난다는 말이다. ※가난은 성을 차별하고 나이를 차별한다. 빈곤과 기아에 가장 먼저 희생당하는 것은 어린이와 여성들이다. 지금도 개발도상국에서는 3초에 어린이 한 명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질 않는가. 심각하다. 중요한것은 빈곤 실태를 둘러싸고 변명이나 늘어 놓고 논란이나 벌이는 한가한 시간이 우리에게는 없다는 사실이다.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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