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 오판을 하게 만든 청와대의 실체는 박주선 전법무비서관으로 밝혀진 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박전비서관은 최종보고문건 유출때부터 사실로 드러날 막바지까지 계속 완강히 부인해왔다. 이번에도 사직동팀의 수사실무자들이 '옛상사'에 대한 의리때문에 검찰 출석가지 거부하고 은신한 상태에서 문제의 보고문건 3종류의 물증을 검찰에 팩스를 보내 왔는데도 최광식팀장의 사실인정 진술까지 거짓으로 몰아 세우며 끝까지 최초보고서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부도덕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이 어떻게 청와대법무비서관으로 천거됐고 그동안 그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는지 비서진 운용에 근본문제가 있지 않나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것도 어느 누구보다 정직해야할 검사출신의 법무비서관이 철저한 거짓말로 대통령을 속이고 국민들을 우롱했다니 또한번 검찰에 치명상을 입힌 꼴이다.
최초보고서를 작성한 사직동팀 실무자들은 연정희씨가 옷을 외상으로 구입했고 그걸 지난 1월7일 입어봤다가 8일에야 돌려줬다고 했고 최종 보고서에도 같은 내용으로 보고문건을 만든 걸 박전비서관이 외상구입 사실을 숨기고 돌려준 일자도 명기 않은채 두루뭉수리로 보고서를 조작, 대통령에게 허위보고를 했다는게 사직동팀 내사실무자들의 진술이다. 결국 비서관 1명의 거짓말이 대통령을 오도케 함으로써 올 한해 내내 이사건에 매달려 국정을 혼선에 빠뜨렸고 온국민들이 분노에 떨어야 했으며 검찰수사·국정조사·특검제도입·검찰의 재조사로 이어지는 등 국력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법무비서관이 국기를 뒤흔든 것이다. 법정최고형을 받아 마땅한 국사범이다.
여기서 우리가 의구심을 갖는건 박전비서관의 허위 보고가 옷사건에만 국한했겠느냐이다. 박씨의 행태로 보거나 사직동팀의 활동이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장·차관 고위 공직자등에 대한 비위첩보가 있으면 그것을 내사하는 것임을 감안할때 그동안의 모든 보고가 사실이라고 보기가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야말로 대통령의 눈·귀를 얼마나 가렸겠느냐이고 이건 국정운영과 직결된만큼 청와대 자체 점검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지적해둔다. 오류가 있으면 그에 대한 교정과 함께 관련자 문책도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다.
또 박전비서관의 허위보고는 단순히 김태정 전검찰총장을 보호한다는 차원을 넘어 신동아로비에 연루의혹이 있는 여권실세 등을 대통령으로부터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도 앞으로 검찰이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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