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크아웃 대구 7개 기업 1년 성적표

지역 7개 워크아웃 기업이 기업회생작업을 벌인지 1년을 맞으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통 부문은 조기졸업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경영 여건이 개선됐지만 건설 및 섬유 부문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 워크아웃 업체들의 1년 성적표를 알아본다.

◇화성산업

유통과 건설부분을 함께 갖고 있는 화성산업은 유통 매출 증가세에 힘입어 부채 규모를 크게 줄였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 해소도 기업 회생작업에 도움을 줬다. 지난해 11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태산엔지니어링 매각을 시작으로 부동산, 유가증권 등을 집중적으로 매각해 375억원의 부채를 상환했다. 워크아웃 직전 598%였던 부채비율이 300%대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동아백화점 포항점도 400억원 정도에 매각하고 내년 초 LG텔레콤 보유 유가증권을 시세대로 처분할 경우 400억원 이상의 차익이 생겨 부채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쁘렝땅 백화점 등 비주력 부동산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화성은 내년부터 민간 및 관급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 건설부문의 경영 실적 호전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철골구조물, 프리캐스팅 등 특수 건설부문의 경쟁력이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어서 기업회생 전망이 밝다.

◇대구백화점

대구백화점은 화성산업과 함께 워크아웃 조기 졸업 대상 업체가 됐을 정도로 기업 여건이 좋아졌다. 작년 5천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에도 20% 수준의 매출 증가세를 유지, 외환위기 이전을 웃도는 경영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 이익, 부동산 매각, 증자 등을 통해 지난 1년동안 56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작년 10월 2천865억원이던 부채가 2천305억원으로 줄었다. 부채 비율 역시 387%에서 278%로 떨어졌다. 내년 상반기 중 전환사채 200억원이 출자전환될 예정이어서 재무구조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채권 금융기관에서 워크아웃 조기졸업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일 계획은 없다"며 "지역에 진출하는 외지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우방

우방은 건설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아 기업회생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조원의 부채 중 지난 1년간의 상환액은 500억원에 불과했다. 우방랜드 등 대형 부동산 매각도 순조롭지 못해 회사 부담을 가중시켰다.

우방은 현재 워크아웃 이행계획서를 변경하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1천700억원 상당의 출자전환, 금리 재조정 등이 뼈대지만 채권 금융기관이 난색을 표명,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면서 드림시티(2천160가구), 팔레스, 파크빌 등을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최근에는 주택은행 대출로 옛 의무사 부지 아파트 사업에 나서 회생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6천억원 상당의 재건축 수주를 올린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서한

서한은 워크아웃 이행계획서를 조정하기 위해 채권금융기관에 협상을 요청한 상태다. 추가 채무 조정에는 채권단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의견차가 만만치 않다. 서한은 부채 2천37억 중 350억원을 금리 1%대로 조정해주고 일부를 출자전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 부채에 대해서도 금리를 2~3% 포인트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한은 금융비용 감당이 안돼 자본 잠식 상태였으나 지난 1년동안 자본금을 5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관급공사 수주액도 1천680억원에 이르렀다.

서한은 내년부터 수성구 옛 본사 사옥터에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것을 비롯해 경산 사정동, 수성1가 재건축 등 자체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채권단과 협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행계획서 수정에 실패할 경우 채산성이 악화돼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갑을

이번 주중 실사가 끝나는대로 한빛은행 등 채권단과의 채무재조정 협의를 시작한다. 부채 1조1천억원에 대한 이자 지급이 내년부터 개시될 예정이어서 금리조정을 둘러싼 밀고당기기가 예상된다.

갑을은 11%인 현 금리는 고금리시대때 책정된 것이므로 이를 5~6%대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 현 금리대로는 이자지급이 어렵다는 형편도 강조할 계획이다. 올해 3천730억원을 출자전환 등으로 처리해 부채규모를 줄인데 이어 추가 출자전환도 논의할 전망.

올해 영업실적은 평년작이었다. (주)갑을, 갑을방적을 합해 6천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흑자까지는 내지 못했다. 지난 주 우즈베키스탄에 준공한 방적공장을 비롯해 스리랑카 등지 해외법인의 가동률이 최고수준이고 내년 섬유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동국무역

연말까지 채무재조정을 끝내기 위해 한국신용평가(주)가 실사를 진행중인 상태다.채권단에서 부채 1조원 중 어느 정도를 탕감해줄 것인지가 핵심사안. 동국은 4천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채무 중 350억~4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도 논의된다.내년부터 이자 지급이 시작되는 구 동국합섬의 부채 일부를 제외한 채무 대부분의 이자 지급이 2002년까지 유예돼 있어 금리조정 논의는 없을 전망이다.

올해 자구노력 이행실적은 나쁘지 않다. 부동산 매각이 지지부진했으나 연내로 10여 건의 대상물건을 회사가 대주주로부터 증여받는 형식으로 처리할 계획. 영업 실적은 예년수준을 기록, 올해 매출이 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은 이달말 동국화섬공업을 합병한 뒤 다음달 감자를 실시, 워크아웃 2년을 준비키로 했다.

◇남선알미늄

출자전환,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450억원을 감축, 현재 채무는 1천500억원선.올해 2월 초 이행계획서 체결이후 영업실적이 좋고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 역시 2002년부터여서 채무재조정 계획은 없다. 내년 상반기중 금리인하를 건의해볼 생각이다.

올해 매출목표를 1천470억원으로 잡았으나 1천500억원 실적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적자지만 내년부터는 흑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초 계열사 1개를 정리한 데 이어 곧 1개사 추가 매각이 성사될 예정이다. 중국 등지 해외공장 처분은 늦춰지고 있다.

계획서대로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어 큰 차질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생산품 대부분이 건축자재로 쓰이므로 내년 건설경기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李相勳.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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