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변 장애인에 무관심 따뜻한 배려 있었으면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 앞에 서 있는데 한 맹인 학생이 도서관에서 땅을 짚어가며 나오고 있었다. 특수교육과와 특수 학교가 있어서 장애인들과 교내에서 매일 마주치지만 그 남학생이 눈에 띄어 가는 길을 한참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남학생이 자꾸만 화단 쪽으로 향해 갔고 결국 화단에 걸려 남학생은 잔디에 넘어졌다. 잠시 뒤 그 옆을 지나던 한 여학생이 얼른 가서 일으켜 주고 부축해서 교문 쪽으로 길을 안내하는 것이었다. 그 남학생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또 넘어진 걸 알았지만 쳐다보기만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 남학생 주위에 있던 수많은 학생들 또한 넘어진 것을 보고도 누구하나 달려가 붙잡아 주지 못했던 사실이 작은 일이지만 먼저 실천한 그 여학생을 참 위대하게 만들었다.

옷을 스치기만 해도 그 자리에서 얼굴을 찌푸리기가 일쑤고 근처를 지나는 것조차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무심한 행동에 보고 듣지 못하지만 장애인에게는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겠고, 마음뿐이 아닌 그 여학생처럼 실천할 수 있는 따뜻함이 모두에게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혜진(대구시 남구 대명7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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