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외된 이웃 찾아 음지선행

축제때 꽃을 팔고 맥주잔을 기울이며 랩을 흥얼대는 또래들의 주점에서 1시간에 몇백원 받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버려진 병든 할머니와 장애인을 찾는 젊은이들이 있다.

안동가톨릭상지대 자원봉사 동아리 '보물섬'의 멤버쉽은 세상 뒷켠에 소외된 불우 이웃들과의 사랑 나누기. 이들의 보물은 다름아닌 봉사로 실천하는 사랑이다.

사회복지과 재학생이 주축이 되고 간호과, 자동차과 학생 등 31명이 모인 동아리는 주말과 휴일 어김없이 지체장애자의 집, 홀로사는 노인을 찾는다.

수업시간과 동아리 선배에게 배운 밑천으로 거동을 못하는 노인의 대소변을 받고 정신지체장애자들의 말벗이 된다. 복지시설 청소와 빨래 같은 허드렛일은 기본.평일 수업을 앞둔 때도 자신들을 찾는 곳이 생기면 교수에게 보강을 허락 받아 달려가고 밤이면 시내병원을 돌며 생활보호대상자 노인 간병에 나서기를 6년째.

수백회를 거듭한 일이라 힘겨워 지칠법도 하지만 아랑곳 없이 지난 9월부터는 안동애명복지촌의 재활과정운영 특별사업에 뛰어 들었다.

장애자들을 휠체어에 태워 지역의 문화재를 관람시키고 환경정화활동을 함께하며 3개월간 그들의 손발이 되다 끝나기 무섭게 겨울노숙자 봉사 채비를 챙긴다.

남영옥지도교수는 "교과의 연장이나 별도의 학점이 없고 자비를 부담해야 하는 등의 일이어서 특별한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라며 제자들을 무척 대견스러워 했다.

이들의 오랜 음지 선행은 99년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 사회복지대상 단체상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지역에 알려졌다.

"젊은 시절 자신의 정체성과 뜻있는 삶에 대한 고민의 결과는 동아리 활동이었습니다"10일 시상식장으로 가기 위해 학교를 나서던 으뜸 동아리 임성진(22)군의 얼굴에는 맑고 건강한 웃음이 가득했다.

안동.鄭敬久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