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D-18일'. 새천년을 맞는 인류의 환희가 밀레니엄 대재앙으로 바뀔 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지 아무도 모른다. 이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체, 관공서, 시민들의 반응은 명과 암으로 갈리며 다른 한편에서는 Y2K 해프닝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체 전산직과 Y2K 대응책임자들은 이미 Y2K 초읽기에 들어갔다. 동해 해돋이 구경은 사치스럽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간 고생은 수포로 돌아가고 오히려 문책까지 각오해야 한다. 오는 31일 밤새 긴장감 속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컴퓨터를 지켜보고 이튿날 전산실 창 틈에 비치는 해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할 형편이다.
한국통신 대구본부 하순봉(54) 시설운용국장은 "31일 사장 이하 관계직원 전원이 비상근무를 하게 된다"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에 벌써부터 초긴장상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각 분야별 Y2K 대응상황을 총점검하는 지자체 및 각 기관 대책본부는 다소 느긋한 편이다. 대구테크노파크내 '지역 Y2K 실무대책본부'는 31일 비상근무 계획을 짜지 않고 있다. 대처가 가능한 곳은 점검이 끝났고 나머지 분야는 손쓸 재간이 없다는 것.
Y2K 실무대책본부 한 관계자는 "Y2K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만한 분야는 이미 준비가 끝났다. 그러나 미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Y2K가 복병처럼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반 점포나 가정에서 지켜보는 Y2K는 아직 먼나라 얘기다. 한국통신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에 300여대의 개인 업체용 라우터(데이터 전송방향을 정해주는 교환기)가 운용 중이고 여기에 1만5천대 가량의 PC가 연결돼 있으나 아직 이들 장비에 대한 Y2K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라우터에 대한 Y2K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부팅시 작동이 되지 않는 등 치명적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일반 점포나 가정에서는 '잘 넘어가겠지'라는 낙관으로 2000년을 맞고 있다.
한편 최근 정부가 발표한 Y2K 국민대응요령은 일반 시민들의 불안감만 증폭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주부 이모(28.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씨는 "Y2K가 뭔지도 모르면서 이웃집에서 한다니까 쌀이며 라면 사재기를 한다"며 "그러면서 정작 연말엔 해돋이 구경간다고 대부분 집을 비우는 촌극이 빚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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