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에게 연봉협상 후퇴는 없다

프로야구 연봉협상이 본격화하면서 좀 더 많이 받아 내려는 선수와 조금이라도 더 깎으려는 구단간의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프로원년부터 연봉협상의 노하우를 쌓으면서 칼자루를 쥔 구단에 맞서는 선수들의 협상전략도 갈수록 천태만상.

먼저 '자존심형 또는 고집불통형'.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 임창용 등이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 정규시즌의 기록과 팀기여도를 바탕으로 명분을 내세워 연봉을 요구하기 때문에 구단이 설득하기에 가장 골치를 썩는다. 흔히 구단이나 야수중 최고대우, 프로야구선수 가운데 최고대우 만을 부르짖을 뿐 협상테이블에서 구단의 설득에는 오로지 묵묵부답이다. 특히 양준혁은 구단의 논리를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데 일가견을 가져 협상가적 기질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만수도 지난 85년 타격 3관왕에 올랐을때 뚝심으로 버텨 5년간 매년 25%씩의 편법인상안을 끌어내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승엽, 임창용, 김상엽 등은 협상이 난관에 부닥쳤을 때 아버지의 의사를 절대존중하는 '부친의사 순종형'이기도 하다. '논리형'은 구단과 대화가 쉽게 풀리는 쪽이다. 기록과 팀기여도를 바탕으로 연봉을 요구하는 스타일이기 때문. 올해 은퇴한 성준과 김태균이 이 유형에 속한다. 실적에 따른 협상이어서 구단에서도 설득하기가 쉽다.

'비교형'. 다른 선수와 비교해서 나도 그만큼 달라는 쪽이다. 누구보다 더 잘했으니 최소한 그만큼은 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팀 기대치와 실적을 달리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 구단에서 들어주기 어렵다. 대부분 선수들이 치밀한 데이터를 앞세운 구단에 KO패 하기 일쑤다. 구단제시액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구단 순종형'은 박충식이 대표적이다. 박충식은 뛰어난 실적으로 고집을 부릴만 한데도 구단이 적정선을 제시하면 흔쾌히 받아들인다.

대부분의 2군선수와 기록이 저조한 선수는 '주눅형'이며 자신의 설득이 통하지 않으면 울어버리는 '읍소형'도 있다.

선수들이 이처럼 여러 유형의 협상전략으로 나가고 있지만 약자일 수밖에 없어 기대치만큼 연봉을 따내는 것은 '가뭄에 콩나듯'한 실정이다.

李春洙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