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되돌아본 99 문화계 (7)출판

올해 국내 출판계는 불황의 지속으로 여전히 살얼음판이었다. 각 출판사마다 신간 발행을 자제하거나 시장 침체에 대응, 초판부수를 내려 잡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이 지속됐다. 게다가 지역의 중소형 서점들은 부도의 된서리를 맞아 휘청거렸다.

올해 출판환경이 어떠했는지는 출간종수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국내에서 발행된 출판물은 모두 3만2천400여종. 이는 지난해 3만3천500여종에 비해 1천여종이 줄어든 것으로 어려운 출판상황을 잘 대변해 준다.

베스트셀러 판매부수나 종수가 예년 수준에 크게 못미쳐 불황을 반증하고 있다. 그나마 베스트셀러에 든 책은 서갑숙씨의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와 김진명씨의 소설 '한반도'로 50만부를 넘겼고, 원성스님의 '풍경'과 김경일교수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가 10만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학출판분야는 질식상태. 문학출판의 흐름을 이끄는 소설의 경우 이렇다할 화제작을 내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됐다. 때문에 '문학과 지성사' '문학동네' 등 문학전문 출판사들이 어린이책 분야에 뛰어드는 등 불황타개를 위한 방향전환도 눈에 띈다.

한편 신지식인이나 지식경영, 주식투자입문 등 경제.경영관련 실용서의 출간이 늘어난 것도 IMF라는 시대적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음란성 여부로 눈길을 끈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를 둘러싼 논란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놓고 벌어진 공방은 좋든 싫든 살풍경한 출판계쪽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긴 사건이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서점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대형서점들이 개설한 사이버서점과 '부꾸' '다빈치' '북파크' '알라딘' 등 전문서점의 경우 지속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또 세계적인 사이버서점인 '아마존' '반스&노블' 등도 국내 진입을 서두르고 있어 앞으로 이 부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서점가는 청운서림 등 지역 대형서점들이 내년쯤 개점 예정인 교보문고의 대구 입성에 대비, 새로 점포를 확장하는 등 닥쳐올 서적 유통 변혁에 부심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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