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는 지난해보다 평균 9.3점이 상승, 예상대로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에 비해 평균 27.8점이나 올랐던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수능성적이 상승한 것은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최소한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교육부의 입장과 맞아떨어지는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언어영역은 예년에 비해 교과서밖 지문이 많이 출제되고 듣기평가에서도 생소한 유형의 문제가 나와 점수도 지난해보다 8.6점 떨어졌다. 반면 수리탐구와 외국어영역에서는 지난해보다 더 쉽게 출제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총점은 근사치로 맞췄지만 영역간 난이도 조정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득점 경향
전체 평균점수는 249.6점(100점 만점 기준 62.4점)으로 지난해 평균성적 240.3점(60.1점)보다 9.3점(2.3점) 상승했다. 영역별 평균점수는 언어(120점 만점)가 76.1점, 수리탐구Ⅰ(80점)은 37.7점이었다. 수리탐구Ⅱ 중 과학탐구의 인문계(48점)는 33.4점, 자연계(72점)는 51.6점, 예체능계(48점)는 28.8점, 사회탐구의 인문계(72점)는 52.0점, 자연계(48점)는 36.6점, 예체능계(72점)는 45.3점이었으며 외국어영역(80점)은 50.9점이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언어영역에서 8.6점 낮게 나온 것을 제외한 3개 영역에서 2.2~6.1점 상승한 것이다.
상위 50%집단의 평균점수는 310.0점(77.5점)으로 지난해 평균 300.4점(75.1점)보다 9.6점(2.4점)이 상승해 출제 기본방향에서 제시한 난이도 목표수준(상위 50% 집단의 평균 정답률 75%이상 수준)에 근접했다.
◈성적급간별 도수 분포
수험생이 몰린 정도를 보여주는 성적급간별 도수백분율 분포를 계열별로 보면 인문계와 자연계는 평균점수를 기준으로 약간 높은 쪽으로 치우쳐 있고 예체능계는 좌우대칭형으로 거의 정상분포를 이루고 있다. 이는 이번 시험이 대체로 쉽게 출제됨에 따라 중위권이 대거 중.상위권에 포함되면서 층이 두터워지고 동점자가 쏟아져 대학지원 때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함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입시 지도가 매우 어려워지고 수능 점수보다는 논술, 면접 등 대학별 다양한 전형요소에 의해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인문계의 경우 280~289.9점에 전체 수험생의 10.91%가 몰려 있고 260~279.9점 10.40%, 300~319.9점 순이었고 자연계는 320~339.9점 10.04%, 300~319.9점 10.04%, 280~299.9점 9.74% 등이었다.
특히 중상위권 대학에 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위 10% 집단의 점수차가 지난해 인문계 66점, 자연계 55점이었으나 올해는 인문계 60.5점, 자연계 41.9점으로 더욱 줄어 동점자는 더욱 늘어났다.
문용린 채점위원장(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은 "채점결과 정규 교과과정에 충실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계속 수능 시험이 통합 교과적인 소재를 활용, 변별력을 높이면서 수험생들의 종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학교교육정상화와 과열과외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계열별 득점 상황
전체 응시자의 계열별 평균점수는 인문계 249.1점, 자연계 263.8점, 예체능계 214.0점으로 자연계가 인문계에 비해 14.7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 집단의 계열별 평균점수는 인문계 308.6점, 자연계 328.3점, 예체능계 267.2점으로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19.7점 높았다.
이에 따라 계열별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에서는 자연계 수험생의 인문계 상위권 학과 지원현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영역별로는 수리탐구Ⅱ 중 사회탐구에서 인문계가 자연계 수험생보다 5.4점 앞선 것을 빼고는 나머지 모든 영역에서 1~18.2점 자연계가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70점 이상의 경우 인문계가 2~4점, 자연계가 4~7점 올랐으며 300~340점대는 인문계가 9~13, 자연계가 10~12점 상승했다.
◈성별 득점 상황
전체 응시자의 성별 평균점수는 남자 246.7점, 여자 252.9점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6.2점 높은 반면 상위 50% 집단에서는 남자가 314.6점으로 여자 305.2점보다 9.4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로는 언어(4.1점)와 사회탐구(4.5점), 외국어(3점)에서는 여자가 더 높았지만 수리탐구Ⅰ(1.7점), 과학탐구(3.8점)에서는 남자가 앞섰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득점 상황
지난해에 이어 재수생의 강세가 계속됐다. 재학생 평균점수가 247.0점인데 비해 재수생이 258.2점으로 11.2점이나 높았다. 이는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될 것으로 기대, 중상위권 대학을 노린 휴학생이나 등록포기자가 많았던데다 대거 자퇴한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거쳐 평균점수를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위 50% 집단의 경우에도 재수생(317.0점)이 재학생(308.9점)보다 8.1점 높아 올 입시에서도 재수생들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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