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의혹 등 일련의 사건으로 검찰안팎이 어수선한 가운데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17일 검찰에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김 추기경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8층 회의실에서 검사.검찰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회지도층 인사 초청'강연에서 "검찰에 대한 신뢰는 국민의 나라에 대한 신뢰이자 곧 우리 자신에 대한 신뢰"라며 검찰이 '믿음'을 바탕으로 굳건히 서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자안심)'국민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김 추기경은 공자(孔子)의 말을 인용, "나라를 잘 살게 하려면 식(食).병(兵).신(信)이 필요한데 그중 먹을 것과 병사는 버릴 수 있어도 믿음 만은 버릴 수 없다"며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태를 비판했다.
김 추기경은 특히 "현 정부의 신뢰도가 출범초기부터 떨어진 것이 검찰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검찰이 차지하는 중차대한 위치를 자각하고 하루빨리 신뢰를 회복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 추기경은 옷로비 사건이 검찰 신뢰도 하락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한 뒤 "이 사건의 본질은 거짓말과 진실을 가려내는 것이며 국민들은 검찰이 진실을 밝힐 것으로 믿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에 공감해 적어 놓은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검찰윤리강령'을 인용,"검찰의 중립화를 실현해 사정기관으로서 제구실을 해내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권도 검찰의 독립을 적극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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