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당선 2돌 대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일 당선2주년을 맞아 KBS TV 특별대담프로인 '거실에서 만난 대통령'에 출연해 옷 로비사건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소감을 밝혔다.

취임후 처음으로 관저 거실을 공개한 김대통령은 이날 홍성규(洪性奎) KBS보도국장, 소설가 김주영(金周榮),신경정신과의사 이나미(李那美)씨 등 3명과 1시간 동안 대담을 나눴다.

김대통령은 지난 2년간 국정운영 소감을 피력하면서 "때로는 두통약 생각이 날 때도 있었다. 빈곤층은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고 거짓말, 위증 이런 것이 국민을 화나게 만들어 정부가 그 와중에 끌려 들어가 지금 이 고통을 보고 있다"면서 "국민도 억울하겠지만 정부도 억울할 때가 많다"고 고충을 소개했다.

김대통령은 대담을 시작하면서 "옷 로비사건 등 최근의 불미스런 일들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모든 것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가려서 처벌할 것은 처벌해 금년 내에 그러한 문제를 마무리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실패한 로비'로 규정하면서도 "국민에게 뵐 면목이 없다"면서 5차례 이상 국민에게 사과했다.

김대통령은 "강력한 대통령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질문에 "군사정권시대때 그 화끈함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느냐"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대통령은 "대통령이 혼자 다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시중의 인식을 전하자 "그런 말을 듣지만 서해 교전이나 기업 구조조정, 외교 등은 소임을 맡은 분들이 잘 해 주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일을 사무적으로 간섭해서는 안되지만 큰 줄거리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눈이 가야하지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다"고 답변했다.

"천용택 국정원장 등 보좌하는 분들이 더 어렵게 하는 것 같다"는 물음에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말을 잘랐다.

정치분야와 관련,"현재의 위기는 대통령인 내가 가장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이런 때 야당이 도와줘야 하며 그래야 그 다음에 자기네가 여당됐을 때 야당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고 말한 뒤 총재회담 성사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남북문제에 대해서는"내년에는 기대이상으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큰 기대감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김대통령은 '새천년을 맞는 당부'에서 또 다시 "최근의 불미스런 일로 국민여러분께 걱정을 끼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하고 국민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왕 벌어진 일인데 이것을 투명하게 하고 분명하게 책임을 가려 처벌할 것은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명한 처리를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지역감정, 이기주의, 부정부패 등의 나쁜 유산은 버리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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