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시 흥청거린다. 밤거리마다 술취한 이들로 북적댄다. 백화점은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는 보도다. 옷이고 보석이고 고가품들이 불티나게 팔린단다. 가진 사람들은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가 보다.
다른 한편에선 여전히 결식아동 문제가 심각하다. 빈민의 수가 1천만명이 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 시설들은 여느 해보다 차가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고도 한다.
비극은 딴 데 있지 않다. 이웃의 불행에 눈감을 때, 땀흘리지 않고 번 돈이 땀흘려 번 돈을 우습게 알 때, 내 돈 내 맘대로 쓴다고 남의 처지를 의식하지 않을 때, 세상은 비극이 된다. 또다시 비극을 잉태하는 세기말이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다깨끗한 돈, 땀묻은 돈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 이웃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춤추는 큰 돈이 아니라, 이웃의 배고픔과 추위를 녹이는 작은 돈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 비극을 잉태하는 세기말이 아니라, 새 천년의 희망을 일구는 오늘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홍 덕 률 대구대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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