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단-생모(양치상)

1

겨울

보육원

담장이 넝쿨에 떨고 있었다.

뜨락에 뒹구는

바람의 넋은

어느 강 기슭에서 발을 씻을까

어제의 안개가

눈뜨는 새벽

갈잎은

목청을 건져올리며 울고 있었다.

2

부모의 옷깃에

마른 바람이 부서지고 있다.

마음을 부축하던

수란(水蘭)은

찬 호수에 가라앉고

갈잎이

바람을 쫓는다.

밤이 깊도록

달빛은

곤한 잠들을 구름에 띄운다.

▲41년 만주 출생

▲독일 뮌헨 뮬러 디자인학교 졸업

▲80년 '현대시학' 추천 등단

▲시집 '저녁 점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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