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옷로비의혹사건에 대한 사직동팀 내사동향 및 관련 문건을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 부부에게 수시로 전달하고 내사내용도 김 전 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축소,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비서관은 또 이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및 국회 청문회 조사결과가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직동팀 내사결과 보고서 내용과 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씨 등 핵심 관련자들의 입맞추기에도 개입한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최병모(崔炳模) 특별검사팀은 20일 이런 내용의 수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고 이날 낮 12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박 전 비서관이 지난 1월8일 김 전총장 부부에게 '사직동팀이 조사하니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언질을 줘 연씨로 하여금 호피무늬 반코트를 라스포사에 황급히 반환하게 하는 등 사직동팀 내사동향을 수시로 김 전총장 부부에게 전달하고 사직동팀 내사과정에서도 연씨에게 불리한 관련자 진술 등을 고의로 누락, 은폐하는 등 사건을 축소·조작한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또 박 전 비서관이 검찰수사를 앞두고 연씨 등에게 김 전총장이 갖고있는 사직동팀 내사결과 보고서 내용에 맞게 진술하도록 당부하는 등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조사내용도 밝힐 예정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연씨가 호피무늬 반코트를 라스포사에서 외상구입한 것이 아니라 공짜로 전달받아 소유의사를 가졌고 라스포사측이 사직동팀 정식 내사착수일인 1월15일 이전에 작년 12월19일자 판매장부를 조작한 사실 등 새로운 사실을 상당부분 밝혀냈다.
특검팀이 밝힐 내용에는 연씨가 반코트 배달 및 반환시점을 12월26일과 1월5일로 위증한 경위, 사직동팀이 정식내사 착수 이전인 1월8일부터 탐문수준의 내사를 벌인 사실, 라스포사 정씨가 장관 부인들을 위해 6벌의 밍크코트를 준비했다는 모피업자 박모씨의 진술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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