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새로 확보했다고 밝힌 사직동팀 내사 디스켓과 최종보고서안(案) 문건이 박주선(朴柱宣) 전 법무비서관의 혐의를 굳히는데 얼마만큼의 역할을 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검찰이 밝힌 새 물증은 최초보고서 추정문건 3종과 별도 문건 1종이 든 컴퓨터디스켓과 사직동팀이 만든 최종보고서안 문건으로, 지난 1일 검찰 압수수색 당시 발견하지 못했으나 지난 10일 사직동팀의 집단출두 당시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물증이 박 전 비서관 처리를 둘러싼 이종왕(李鍾旺) 수사기획관의 사의표명으로 갈등이 외부로 표출됐던 직후인 18일 오후 전격 공개된 점은 검찰 수뇌부가 그간의 신중론에서 판단을 바꿨을 가능성을 알려준다.
또 특검 발표(20일)를 앞둔 18일 검찰에 이송된 기록에 이와 관련된 부분이 담겨 있는 사실이 포착돼 검찰 수뇌부의 결단을 앞당기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나돌고있다.
문제는 이들 물증이 박 전 비서관의 혐의를 증명할 '확증'이 될 수 있느냐는 점.수사팀은 이미 사직동팀으로부터 디스켓과 최종보고서안을 왜 숨겼는지와 각 문건의 작성경위에 대한 진술을 확보,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나 증거물에 대한 판단에서 수뇌부와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의 "물증은 충분하다"는 의견과 "정황증거가 될 지언정 사직동팀 진술의 신빙성으로 미뤄 확증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냐"는 수뇌부의 판단이 충돌한 것이다.디스켓 속 문건에는 최초보고서 추정문건 중 하나인 '조사과첩보'란 육필 제목의 보고서 가운데 누락된 1쪽도 포함돼 있으며 최종보고서안은 박 전 비서관에게 보고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총 6건의 문건이 '1월14일자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1월16일자 쪽지보고(조사과첩보)'-1월19일자 '유언비어 조사상황'-최종보고서안-최종보고서의순으로 구성되며 디스켓 속 추가문건은 1월17~19일 사이에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문건은 특히 '조사과 첩보'처럼 작성 당시 제목이 붙여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쪽지보고 형태의 내사상황 일일보고일 가능성이 크다.
사직동팀은 이들 보고서를 "박 전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반면 박 전 비서관은 여전히 "구두보고는 받았지만 본 것은 최종보고서 하나 뿐"이라고 밝혀, 검찰 수뇌부의 판단에 혼선을 초래했다.
검찰은 또 옷로비 실체의 골격을 완성한 19일자 '유언비어 조사상황'과 '최종보고서안'이 비슷한 맥락이지만 2월7~8일 박 전 비서관이 작성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최종보고서에는 사실관계 일부와 판단이 달라진 점을 발견하고 '박 전 비서관 개입설'을 뒷받침하는 사직동팀 진술까지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이 박 전 비서관에게 공용서류 은닉 혐의 적용을 밝힌 점은 압수수색에도불구하고 이들 디스켓과 문건이 뒤늦게 제출된 사정이 박 전비서관과 관련돼 있다는 사직동팀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비서관측 변호인단은 "사직동팀 진술은 뒤늦게 작성사실이 드러나자 입을 맞춘 뒤 나타나 박 전 비서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이 사건 문건은 사직동팀 내부나 제3의 인물에 의한 유출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따라 20일 출석하는 박 전 비서관도 검찰이 제시하는 물증에 대해 계속 부인할 것으로 예상돼 사법처리 방침을 밝힌 검찰과 치열한 사실관계 다툼 뿐만 아니라 법리논쟁을 통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박 전 비서관에 대한 최종판단 결정 과정에 수뇌부와 수사팀의 갈등이 재연될 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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