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을 보러 다닐 정도로 사람들은 얼굴에 관심이 많다. 엄청난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정작 그 얼굴을 천착해 일반인이 읽을 수 있도록 쓴 책은 그렇게 많잖다.
서울교대 미술과 조용진 교수가 쓴 '얼굴, 한국인의 낯'은 드물게 그 '얼굴'을 다뤘다는 점에서 먼저 호기심을 끈다. 더욱이 그는 동양화 전공자이면서 동시에 의과대학에서 7년간이나 해부학을 공부했다고 소개돼 있다. 어쩌면 저자 자신의 얘기 또한 못잖게 관심 끌만한 주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
저자는 우선 자신이 개발한 얼굴 측정법을 사용해 우리나라는 물론 태국.일본.중국인들의 얼굴을 분석해 수치로 차이를 드러내 보인다. 그 결과는, 한국인은 그 둘의 정 중간형이라는 것. 그러면서 한국인에게도 북방계와 남방계가 있다고 분류해 낸다. 한국인에게 원류가 다른 두 선조가 있다는 얘기. 북방계는 눈.코가 작고 입술이 얇으면서 턱이 큰 편이고, 남방계는 그 반대. 한국인의 70% 이상이 북방계이다.
이 차이는 나아가 의미 있는 다른 여러 결과를 초래한다. 그 중 중요하게 적시되는 것은, 북방계에선 우뇌(오른쪽 뇌)가 발달한다는 점. 저자는 얼굴상의 등고선 측정을 통해 이를 증명해 보인다. 남방계에 많이 발달하는 좌뇌가 이성뇌.언어뇌로 불리면서 순차.논리.수리 등에 강한 사람을 발현하는데 비해, 우뇌형은 감각뇌라는 별칭답게 창의성이 뛰어나고 가무에 능하다.
이때문에 우리 문화.문명이 여러가지 특징을 가져 왔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형용사와 의성.의태어가 발달하고, 음악에서는 작곡 보다는 연주에 능하다는 것. 또 자음 보다는 모음의 발달이 뛰어나다. 그러나 지난 100여년은 좌뇌적 능력, 즉 논리와 수리가 중요시된 시대였으며, 그 때문에 우리는 열등한 환경으로 밀렸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한국인은 7대3의 비율로 우뇌형이 많아 세계 최극치를 보이고 있고, 특히 경상도 사람은 90%가 우뇌형으로 분석됐다. 반면 일본인에게선 같은 비율로 좌뇌형이 많이 발견되며, 좌뇌형은 독일.네덜란드 사람에게서 최극치가 나타난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에 한국인들의 얼굴도 많이 바뀌고 있다. 70년대 이후 출생자에게선 턱의 용적이 15%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먹는 음식의 변화 등이 원인으로 추측됐다. 또 그 결과 구강 모양이 변해 우리말 발음이 급변하고 있으며, 특히 목구멍 소리와 어금닛 소리가 취약해졌다. 또 이마가 커지고, 코가 길어졌으며, 광대뼈가 작아지고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으며, 얼굴 전체 윤곽이 세모형으로 변화돼 가고 있다. 하지만 우뇌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인과 중국인.일본인의 차이 보다도, 한국인 사이에서 지역별 얼굴형 차이가 더 크다는 분석도 보여주고 있다. 또 호감 얻는 얼굴이 어떤 것인지, 사상의학과 얼굴 모양은 어떻게 연계되는지, 유명 인사들의 얼굴은 어떤 것인지, 얼굴 유형에 따라 TV에서의 역할이 어떻게 다른지 등등도 살펴 보인다.
사계절 간, 변형 4×6배판 292쪽, 1만2천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