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변하지 않으면…

"변하라.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은 대변혁의 저자인 미국의 제임스 마틴이 한 말이다. 사이클 없는 9년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경제의 성공도 결국은 기업의 경영이나 기술 등 변화에서의 성공이 낳은 결과일 뿐이다. 일본의 불황은 제조업의 경쟁력만 믿고 변혁에 주저했던 변화의 실패에서 비롯 된 것이고. 뭐 새로운 것처럼 떠들어서 그렇지 이 정도의 말은 이미 기원전에 동양에서는 상식으로 돼 있다. 중국에서 법가로 유명한 한비자는 오두에서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명언을 남겼다. 송나라 농부가 토끼가 나무 갈퀴에 걸려 죽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그 갈퀴를 지키고 있었다는 어리석음을 비웃은 내용이다. 변화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모택동의 영구혁명론도 이러한 동양의 지혜에서 나온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세계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개혁을 등한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21일 대우를 제외한 4대그룹 대표 등 120여 재계인사와 정부의 구조개혁 관련인사가 모인 자리에서 한 말이다. 한국경제를 일으켰던 선단식 경영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선단식 경영은 자랑이 아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정치자금 줄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노동자에게 주라고도 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변화를 말한다. 대통령이 재벌을 보는 포인트마저 경제사정의 변화에 따라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책임과 투명성을 강조해오다 경쟁력으로 바꾸면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 수 있으면 오너가 경영에 참여해도 좋고 계열기업의 수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말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상황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오늘은 샴페인을 터뜨릴 날이 아니라 일류경제로 발전하기 위해 출정식을 하는 날"이라는 대통령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IMF극복이라는 자랑이나 선전도 삼가야 하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서상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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