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전 조선 전기 사대부들의 봄, 가을 일상패션을 엿볼 수 있는 요선철릭(腰線帖裏) 실물이 공개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이종철)은 지난 97년 12월 경기 양평군 창대리에 있던 변수(邊修.1447~1524) 묘에서 출토된 복식 32점을 기증받아 2년간의 보존처리를 거쳐 복원한 뒤 21일 공개했다.
이들 유물 중에는 조선 사대부들이 일상생활에서 겉에 걸쳤던 베옷인 요선철릭(腰線帖裏)을 비롯해 죽은 이에게 입혔던 염습(斂襲) 옷이 포함돼 있어 당시 복식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이 중 요선철릭은 그동안 조선왕조실록같은 문헌기록을 통해 조선 세조와 성종대까지만 확인될 뿐이었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실물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가 1326년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인사 비로자나불 복장에서 고려시대 요선철릭이 출토된 바 있으나 조선시대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어떻든 이번에 공개된 변수의 요선철릭은 짙은 쪽빛의 명주를 가늘게 말아 만든 끈을 20여줄 박아 허리에 장식으로 부착한 것이 커다란 특징으로 꼽힌다.
이 요선철릭은 소매와 깃이 닳아있음을 볼 때 무덤 주인공인 변수가 생전에 입던 것으로 장례 때 함께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변수 묘에서는 반소매 남자 겉옷으로 소매가 긴 철릭에 덧입었던 답호와 여성용 속바지와 비슷한 바지, 시신에 씌웠던 감투, 견사로 치밀하게 짠 허리끈인 도아(條兒) 등도 나왔다.
박물관은 모두 봄, 가을용이고 겨울용은 없는 이들 복식 유물이 한결같이 견직물로 명주와 단(緞), 사(紗)를 비롯해 각종 화려한 직물을 사용했으며 칠보운문이나 연화당초문, 모란당초문 등 각종 문양을 넣은 점으로 미뤄 사치스런 당시 사대부 복식문화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유물은 본래는 색상이 다양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출토와 동시에 공기에 노출되면서 지금은 모두 갈색으로 변색돼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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