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강남구청 관내 학부형들이 '우리 아들 때리면서도 인간 만들어 주세요'하면서 매를 만들어 학교에 기증한 일은 학부형들의 자녀를 염려하는 애정 어린 교육심의 발로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선생님이 꾸지람을 하거나 벌을 세우면 휴대폰으로 경찰에 직접 고발하거나, 선생님에게 항의, 또는 스승을 폭행까지 하는 제자가 있는 현실을 직시할때 우리교육이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걱정을 아니할 수 없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처음 종아리를 맞고 집에 왔을 때, 어머니는 나의 매맞은 자국을 따뜻하게 쓰다듬어주면서 "이 매는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선생님의 '사랑의 매'란다"고 하셨다. 옛날에도 '조상매'라는 것이 있었다. 자녀들이 잘못했을 때 직접 회초리를 들고 때리는 대신에 그 자식을 끌고 조상들의 산소로 갔다. 그 산소 앞에서 아버지는 스스로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자식으로 하여금 아버지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도록 했다.
만일 자녀가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부터 심한 꾸중이나 매를 맞았다고 잔뜩 부풀어 오면 우리 학부모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곧바로 어느 편도 들어주지 않고 자녀가 무엇을 말하는지 '주의 깊게'듣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 흥분해 있는 아이를 무턱대고 나무라거나 무시해서도 안된다.
부모가 학교와 선생님의 권위를 지지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누가 옳은지 알아보지도 않고 자녀가 잘못 했으리라는 짐작만 가지고 나무라는 부모는 아이로 하여금 학교를 기피하게 만들 것이다. 정말 사안이 심각할 때에는 담임과 진지한 만남의 자리를 갖도록해 한다. 그런데 현대는 모든 '권위'가 무시되는 시대다. 옛날에는 '군사부일체'라 하여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 앞에서도 존경어 하나 쓸 줄 모른다. 부모가 선생님을 우습게 얘기할 때 아이들은 우연중에 배우게 된다. 아니 그런 아이들은 부모도 존경하지 않는다. 어른들을 공경하고 어려워하는 아이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인정받는 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스승을 존경하고 섬기는 자녀가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하는 자녀다.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들 앞에서 스승을 존경할때 그 자녀는 가정에서 부모를 공경할 뿐 아니라 학교 교육도 올바르게 하고 있다고 하겠다. 새 천년에는 스승의 권위와 신뢰가 회복되어 교단에서 스승과 제자사이에 참사람으로 참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황 춘 길
칠곡 약목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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