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J에 총리직 수용 권유

잇단 회동 黨복귀 사전작업 TJ 명확한 답변 회피 李고문에 대표위원 제의

2여 합당 무산 이후 김종필 총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4일에는 박태준 총재와의 회동과 한나라당 이한동 고문과의 만찬 등 두 차례 행사를 치러냈다. 이날 행보는 일단 자신의 당 복귀를 감안한 사전정지작업 성격이 강하다.

이 고문 입당 후의 자리문제와 박 총재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박 총재와의 회동은 일단 김 총리의 남미순방 후 장시간 양자회동을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총재 측은 "총재와 명예총재가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며 "각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만남은 이 고문과의 회동을 앞두고 열렸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끌었다. 당장 이 고문이 입당할 경우 박 총재의 거취가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날 회동에서 김 총리가 박 총재에게 후임 총리직을 적극 권유한 것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공동정권의 유지를 위해서는 박총재가 총리직을 맡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박 총재는 "지금은 선거법 협상에 총력을 기울일 때" 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김 총리 측과 자민련 내에서는 박 총재의 총리직 승계설이 순리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김 총리의 후임에 박 총재가 앉아야만 명실공히 DJT정권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 총리는 이 고문과 극비회동을 가졌다. 박 총재와의 만남에 이어 이 고문을 만난 것을 볼때 김 총리가 나름대로 예우를 갖춘 것 같다.

이 고문과의 만남에서는 자민련의 신보수대연합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이 고문과의 회동에서 자민련 입당의사를 확인한 김 총리는 이 고문과 구체적인 입당시기와 입당 후 자리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문은 그러나 회동 후 "입당문제 등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고문이 입당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자리가 보장될 것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당에서는 당헌·당규를 고쳐 이 고문이 입당할 경우 총재는 김 총리가 맡고 대표최고위원 자리를 이 고문에게 줄 것이라는 것이다.

이 고문 주변에서도 "자민련에 갈 경우 총재를 맡을 것"이라는 말을 흘리는 것을 볼때 일단 큰 자리를 요구해 놓고 그에 상응하는 자리를 받을 심산인 것 같다. 그렇지만 이 고문이 자민련에 입당을 하더라도 한나라당에서 동반 탈당자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영입효과를 의문시하는 당내 인사들도 많다.

이날 3자 회동 때문에 자민련 내에서는 김 총리와 박 총재, 이 고문과의 관계가 어떤식으로 매듭지어질 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李相坤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