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2년 월드컵개최를 앞두고 대구의 문화시민의식수준은 꼴찌를 헤매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월드컵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에서 월드컵개최 10개시를 대상으로 의식수준을 평가한 결과 종합평가인 문화시민지수에서 꼴찌 다음 순위였다. 그런데 그 점수차가 꼴찌인 광주의 60.5보다 겨우 0.1이 높은 60.6 이어서 사실상 꼴찌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각론에 들어가서는 질서지수와 청결지수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그러나 무뚝뚝하다는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친절 지수에서만 겨우 중간순위를 차지했다.
과거부터 학문과 충절의 고장으로 전국적인 존경을 받았으며 근세에 들어서는 의리와 학문의 고장으로 부러움을 받아왔으며 그리고 언제나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역할을 해 온 곳이 바로 대구.경북이다. 그러던 대구가 왜 이렇게 되어 버렸는가. 조선조 당시 이미 이중환이 지적한대로 경상도는 "예의와 학문을 숭상한 곳이었는데 근세에 와서 이런 풍습이 점점 쇠하여져 비록 정성스럽고 삼가기는 하나 도량이 좁고 실상은 적으면서 말다툼을 좋아하니 또한 옛날 보다 못하다"는 우려가 아직도 계속 되고 있는 것인가.
여론조사마다 대구.경북인이 가장 자랑으로 생각하는 덕목이 의리이다. 그리고 대구.경북인임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의(義)로운 땅 대구에서 질서와 청결지수가 꼴찌였다니 이는 바로 우리의 의리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기다리지 못하고 새치기나 하고 안면을 내세워 부정한 방법으로 남의 기회를 뺏는 등의 정실주의 행동 등이 질서를 깨트리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의리가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청결지수가 꼴찌 였다는 것은 바로 남이야 어찌되었건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주의의 표현일 것이다. 이렇게 되어서야 어찌 다가오는 네트워크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세계는 질서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가 단순히 그 사회의 수준을 나타내는 문화적 가치로 끝나는 시대가 아니다. 97년 아시아가 맞았던 경제위기의 원인을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은 '문화의 위기'나 또는 '신뢰의 위기'에서 찾을 만큼 경제적인 요소로 파악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를 반증이나 하듯 산학경영기술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설문조사를 보면 대구.경북이 발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산업구조 취약보다는 보수적 기질을 꼽고 있다.
자랑스런 대구.경북의 긍지를 되찾기 위해서도 이대로 주저않아서는 안된다. 지금 바로 의(義)를 되찾는 지역사회 운동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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