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선거정국 성추문 시끌

리덩후이(李登輝) 대만총통의 혼외 정사설로 대만 정국에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2야당 신당(新黨)의 총통후보 리아오(李敖)는 리 총통의 혼외정사가 사실인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 선거 3개월을 앞두고 성추문사건이 일파 만파로 파급될 전망이다.

24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리 후보가 이날 오전 출근자들이 즐겨 듣는 시사라디오 프로인 '타이베이의 소리'에 리 총통 성추문설을 폭로한 작가 쉬 위앤타오(徐淵濤)와 함께 출연, "쉬 작가가 문제의 여인을 인터뷰한 내용과 정황을 살펴볼 때리 총통의 성추문이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쉬 작가는 리 총통의 정계 진출 후 후견인이었던 쉬칭중(徐慶鐘) 행정원 부원장(부총리격)의 아들이다.

무소속의 쑹추위(宋楚瑜) 후보 지원을 위해 출마했다고 공언해 온 리 후보는 23일 쉬의 책 '리덩후이(얼굴)의 진면목을 벗긴다' 내용 중 주요 부분을 발췌, 자신이 운영하는 전자신문에 폭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리 총통은 지난 56년부터 25년간 장(張)모 여인과 관계를 가져오다가 리 총통이 81년 장징궈(蔣經國) 당시 총통(87년 사망)에 의해 부총통으로 임명된 뒤에야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장 여인은 이듬해인 82년 미국으로 이민갔으나 그후 블랙 리스트에 올라 귀국하지 못하는 등 당국으로부터 핍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고 있던 리 총통의 부인 청원후이(曾文惠) 여사는 65년 남편이 미국 코넬대로 유학을 떠나고 장 여인도 미국으로 출국한 것을 확인한 후 쉬 부원장 부부를 찾아가 눈물로 호소하는 한편 파경 직전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미국으로 직접 건너갔다고 홍콩 일간 명보(明報)는 24일 보도했다.

리 총통은 그러나 (농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에도 장 여인과의 접촉을 재개한 것으로 책은 주장하고 있다.

쉬 작가는 이날 라디오 대담에서 "죽기 전에 진실을 세상에 남겨두고 싶었으며 지난 49년간 알고 지낸 리 총통이 너무 실망스러워 책을 쓰게 됐다"고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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