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년' 오강민군 고대 진학입학등록금을 아버지의 수술비에 보태고 대학입학을 포기했던 효행자가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합격' 선물을 받았다.
성탄절인 25일 발표된 2000학년도 고려대 특차합격자 명단에는 지난 3월 대학입학 등록금으로 아버지의 간 이식 수술비를 대기 위해 이 대학 문과대 입학을 포기했던 오강민(吳疆民.18.서인천고 졸업)군의 이름 석자가 선명하게 들어가 있었다.지난해 수능에서 371.7점을 받고도 친지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입학 등록금을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던 부친의 수술비로 내고 입학을 포기한 채 간 이식 수술까지 받았던 오군이 이 대학 효행자 특별전형에 지원, 이날 법과대에 합격한것.
대학측은 당시 오군의 효심을 높이 사 그가 효행자 특별전형에 지원할 경우 입학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문과대에서 법과대로 전공을 바꿔 99학번이 아닌 2000학번으로 입학하게된 오군은 "평소 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예를 갖춘 뒤 "학교 수업에 충실히 임하면서 외무고시나 사법시험 등 국가고시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군은 "내년에 각각 고3, 중3이 되는 두 동생 뒷바라지와 집안살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할 것"이라며 효행자다운 면모를 보이면서 "그간 못만났던 친구들과 어울려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버지가 건강을 서서히 회복하고 계셔 감사하는 마음뿐"이라며"여러모로 애써주신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 등 모교와 대학 관계자들 및 주변 분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오군은 재학기간에 한국야쿠르트가 지원을 약속한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군의 아버지 오영수(吳榮壽.46)씨는 "한달에 한번 병원을 찾아 간염재발 방지를 위한 주사를 맞는 등의 치료를 빼곤 그다지 큰 어려움없이 건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녀석이 대견하기만 하다"고 기뻐했다.
어머니 사정화(史貞花.45)씨도 "부모로서 뒷받침도 잘 하지 못했는데 제가 알아서 척척 합격을 하니 너무 기쁘다"며 "대학측에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전신 뇌성마비 박지효군 '인간승리'
"지난 1년간 시험준비하느라 바깥외출 한 번 못한 아들아이한테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2000학년도 대입 특차모집에서 수능 355.38점을 맞고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으로 한양대 전자전기공학부에 합격한 박지효(19)군의 어머니 백정신(52)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아들이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서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전신 뇌성마비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누나가 배우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4세때 이미 한글과 구구단을 뗄 정도로 어릴 적부터 총명했지만 불편한 몸때문에 아들을 재활학교를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는 '신체의 장애로 인해 하고 싶은 일이 장애받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밤마다 하느님께 기도했다.
신체장애 때문에 대학진학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던 박군이 용기를 얻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같은 재활학교 출신 선배가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 미 국무성에서 근무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부터.
대학진학을 위해 아무리 힘들더라도 일반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아들의 고집에 따라 백씨는 일반 중학교 여섯곳을 돌아다닌 끝에 힘겹게 입학허가를 받아냈다.
도움없이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언어장애가 심한 탓에 수업시간에 필기나 질문도 할 수 없었지만 박군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내내 한번도 반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았다.
박군이 학교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었던 데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짝을 자원하면서 도와주었던 단짝 형동이와 고3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학교측의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한차례 대학진학에 실패한 뒤 올해 재수를 하는 내내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박군의 사정을 감안한 학교측의 배려로 한달에 한번씩 모교에서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박군에게 가장 큰 힘을 준 것은 어머니 백씨.
재활학교 시절부터 아침 저녁으로 아들을 차로 등하교 시켰고 고3때는 하루에 두번씩 학교로 아들을 찾아가 혼자서는 식사조차 못하는 아들의 입에 밥을 떠넣어 주었다.
◈'여대생 모녀'
지난 97년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13씨의 나이로 고입.대입 검정고시에 잇달아 최연소 합격, 세상을 놀라게 했던 경북 영천시 김춘영(15.효성가톨릭대 컴퓨터공학과 2년)양. 김양은 당시 매스컴에 천재소녀로 대서특필돼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런데 이번엔 춘영양의 어머니 전옥순(41.영천시 완산동 1056의3)씨가 초교졸업 학력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4년제 대학에 합격,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4일 경주대 특별전형(관광학부)에 합격한 것.
모녀가 똑같이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입학한 것이다.
김양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97년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세식구는 조립식 창고에서 기거하게 됐다. 김양은 중학교에 진학할 엄두도 못내고 참고서를 구해 창고 바닥에 앉아 독학을 시작했다. 초교 졸업 6개월만에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단숨에 패스하고 각종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 정보처리기능사 등 현재 10여종의 자격증까지 소지하게 됐다.
어머니 전씨는 대학생이 된 딸을 뒷바라지 하면서 자신도 만학의 뜻을 실천하기로 했다. 전씨는 딸이 남긴 책으로 주경야독, 지난해 5월 고입, 올 8월 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전씨도 조리기능사등 7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전씨는 "대학에서 외식사업 계통을 공부해서 제대로 된 식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들 가족의 가난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남편 김영백(39)씨는 "계속되는 어려운 생활이지만 딸과 아내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며 "어떻게 해서든 딸.아내 모두 공부시키고 자신도 꼭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천.金才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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