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간-브로노 보르체르트 '초월적 세계를...'

'신비'의 어원은 '눈을 감다'(muo) '입문하다'(mueo)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출발한다. 신비는 때로 터무니 없는 얘기로 간주된다. 하지만 과학만능의 시대에 불행과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은 다른 차원의 세계를 만나고 싶어한다.

브루노 보르체르트의 '초월적 세계를 향한 관념의 역사'(예문 펴냄)는 세계의 종교와 문학, 예술에 나타난 신비주의의 근원과 흐름을 짚은 책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과학적 세계관이 생기기 이전의 신비적 경험, 혹은 신비주의에 대한 인간의 열망과 몰입을 끝없이 반복되는 역사적 현상으로 파악해 신비주의의 다양한 변이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상이한 외형을 띤 채 새롭게 되살아나는 신비적 경험의 본질을 파헤친다. 고대 원시종교나 조로아스터교, 중세 연금술, 유대 신앙, 헬레니즘, 기독교, 현대심리학 등 세계종교와 사상의 저변을 흐르는 신비주의적 근원을 탐색하고 있다. 저자는 신비주의는 객관적 교리가 아니라 주관적 선언이기 때문에 단순명쾌한 언어로 정의하려 하면 자칫 평가절하되거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따라서 역사적 전개.발전 과정을 좇아 그 끈질긴 연속성과 생명력, 암유와 상징, 이미지의 두께에 직면함으로써 신비를 간접적으로 터득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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