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직 여성가장 송년의 밤 힘모아 힘을 줘

"아무리 힘들어도 꿋꿋하게 살자"

자녀와 함께 근근이 사는 저소득 실직 여성가장들이 들풀처럼 강인하게 살 것을 다짐하는 송년의 밤 '힘모아 힘을 줘!' 행사가 28일 오후 6시부터 고려예식장에서 열렸다.

'함께하는 주부모임'(공동대표 우정애.정경숙) 실직가정지원센터(053-425-7701, 053-424-6885)가 마련한 송년회에 참석한 200여 실직여성가장과 자녀들은 촛불을 켜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면서 서로 부둥켜 안은 채 울었다.

"애들은 아프고, 공공근로는 가야하고 정말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쌀)쿠폰을 타러 갈 때, 너무 수치스러웠어요"

94년에 남편과 사별하고 2남매와 사는 실직여성가장 신분남(39.대구시 동구 검사동)씨는 "이불도 꿰매고, 허드렛일도 하고 애들과 먹고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면서 가난한 엄마로서 살아가는 힘겨움을 털어놓는다.

도배공으로 일하다가 실직한 박진형(46)씨는 "먹고 살 엄두가 안났는데 같은 입장의 엄마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저녁 식사뒤 이어진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남들처럼' 노래를 부르며 춤까지 춘 실직 자녀들온 "엄마가 웃는 모습을 보니 참 기뻐요"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새해에도 꿈을 잃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실직여성가장들은 새천년, 새날이 시작되면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외쳤다. "절망과 실패로 얼룩진 1999년이여, 아듀"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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