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으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여교수 A씨. 치매증상인 어머니가 알아보는 사람은 A씨뿐. 형제들은 있지만 달린 가족이 없으니 "네가 적임자"라며 떠넘기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병든 어머니를 내몰라라 하기 힘든데 A씨의 사정은 딱하기만 하다. 대학평가제니 뭐니해서 가뜩이나 학교에서의 업무 부담, 수업부담은 늘어나는데, 치매 어머니의 간병이 일일이 자기 손이 아니면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매 어머니를 돌보면서 A씨는 피골이 상접한 지경에 이르렀다.
8형제나 되는 B씨는 어머니가 초기 치매 증상을 보이면서 형제간에 분란이 일어나고, 크고 작은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어머니가 신세를 지고 있는 서울 언니에게 "더 잘해드릴 수 없냐"고 한마디 했다가 "그렇게 잘하면 네가 모셔가든지, 아니면 간병사 비용을 더 부담하라"는 타박을 들었던 것이다.
C씨는 치매 아버지를 노인의 집에 입소시키고 부터 한결 안심이다. "85세된 어른이 치매여서 가족들이 도저히 감당을 하지 못합니다. 길거리에 드러눕고, 정신없이 술을 드시고, 어떨때는 서대구 IC에서 발견되고, 어떨때는 시골집에 가 계시고…"
빠르면 40세부터 발생할 수 있으나 대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 치매의 발병율은 11, 12%가 경미한 치매를 가지고 있고, 6%정도가 중한 치매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발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한면내의 노인들은 10.8%가 치매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서울여대 이윤로 사회사업학과 교수 자료)
"고령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노인들은 건강한 노후 생활에 대한 관심을 늘려가고, 치매가 두려운 것이며 내가 걸리지 않아야되겠다는 정도는 생각한다"는 대구시노인종합복지회관 김상근관장은 "막상 치매를 내 문제로 다잡아서 여기는 인식은 낮다"고 말한다.
따라서 노인회관도 아직 치매 예방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도입하지는 않고 한의사의 진료시간에 일상적으로 행할 수 있는 동작훈련, 몸움직이기, 손발움직이기, 끊임없이 뇌훈련하기 등을 권유하고 있다.
보통 노인성 치매의 유형은 60%가 알츠하이머, 10~20%가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가 10%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서서히 시작되어 장기간 계속되는 질환이라면, 혈관성 치매는 갑작스레 시작되고 단계적으로 악화되는 특징을 지닌다.
서울여대 사회사업과 이윤로교수는 치매에 걸리면 1년에서 10년 사이에 사망하게 되고, 치매의 평균 지속기간은 4년에서 5년 사이라고 말한다.
"노인성 치매가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에게도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안겨준다"는 운경재단 부설 곽병원 어르신 마을의 사회복지사 오태성씨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규칙적인 생활, 꾸준한 운동, 심폐 기능 높이기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치매 노인을 위한 시설로 논공가톨릭병원 노인전문의료시설(053-610-3636), 경북 안동의 도립노인전문요양병원, 경산 경상병원이 운영하는 도립 노인전문요양병원, 중앙한방병원 부설 치매관련클리닉(053-65406288)등이 있다.
대구시는 내년도에 예산을 확보, 부지만 제공하면 시비로 노인치매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확정짓기도 했다.
또 보건복지부·한국치매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원격치매진료시스템, 인천 영락원·서울북부노인종합복지관과 서울대학병원의 치매환자 동화상 치료 시스템 등이 있다.
치매노인을 둔 가족은 대구치매가족회(053-421-0600)에서 치매환자 돌보기에 관한 정보를 나누면서 일상적인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구가톨릭의대 정신과학교실 박종한교수는 "고령화 사회나 고령사회에서 치매는 환자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임은 물론이고 사회적, 국가적 문제"라며 치매 노인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인력의 확보와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崔美和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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