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유배지-옥영숙
요양소 창살너머 처음 본 풍경은
잘 익은 밀 이삭이 황금바다에 고개 숙여
밀밭은 사자의 갈기로 떠도는 섬을 휘감았다
사이프러스는 촛불처럼 어둔 하늘을 뚫고
바람과 투쟁하는 목선을 띄운다
한치 밖 세상을 보며 죽음을 감지하고
산과 하늘 나무사이로 침묵하는 얼굴들
목마른 강물 한줄기 끌지오지 못한 채
지난날 소용돌이치던 야윈 세월을 포옹했다
그리움과 노여움이 부딪히는 햇살에
이 시간 가고나서 한 세월 밀려오면
고단한 삶을 씻어내고 쪽빛바다와 만나야지
해초처럼 파도에 밀려온 유배지에서
태어남도 죽음도 자유롭게 투망질하며
내 생을 노략질하던 항해에 돛을 올린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