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4.삼성)의 '끝나지 않은 도전'이 새 천년의 개막과 함께 다시 대장정에 올랐다.
제야의 종을 치며 새 천년을 희망차게 연 이승엽에게 2000 시즌은 못다 이룬 신화완성의 해. 그래서인지 새 천년의 설렘보다는 중압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그가 맞는 새 천년의 첫 시즌은 기회와 위기가 함께하는 힘든 여정이다. 다른 선수들의 견제가 있고 독주를 허용치 않는 야구판의 생리에 따라 새로운 응전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프로야구는 이승엽을 위한 무대였다. 시즌 최다홈런(42개)을 훌쩍 넘어서 비록 아시아 신기록에 1개 모자란 54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렸다.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국민의 뇌리속에 길이 남을 홈런레이스로 그의 이름을 딴 펀드와 홈런왕 경영론까지 등장, '이승엽 신드롬'을 몰고 왔다.
무엇보다 경제난에 지친 국민들은 그의 물 흐르듯 유연한 스윙궤적에서 솟구치는 홈런포를 보며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
이같은 국민들의 엄청난 기대와 주시는 올 시즌 국민스타 이승엽에게 힘이 되기도 하지만 그의 안주와 추락을 용납치 않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못지 않은 기록만으로 홈런왕 이승엽의 진면목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99시즌 직후부터 각종 시상식이나 패션쇼, 연예행사에 불려 다녀 올 시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승엽은 자신만만하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습니다. 남은 100일동안 열심히 운동해 올 해도 화끈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오는 6일부터 합동훈련을 시작으로 시즌 개막때까지는 훈련에만 전념한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강도와 집중력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이승엽이 올 시즌 더 자신을 갖는 이유는 99시즌의 힘들었던 홈런레이스를 통해 얻은 경험과 여유다. 위기를 넘기고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세기를 배웠고 또 자기와의 싸움에서 인내하고 욕심을 버리는 자세를 깨쳤다.
그는 배팅스피드와 유연성 그리고 파워까지 지난해 수준만 유지한다면 99시즌 이상의 프로야구사를 장식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2000시즌은 이승엽의 야구인생에도 분수령이 되는 해다. 팬들을 실망시킬 경우 '안방스타'에 머물 것이고 해외진출의 꿈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이승엽의 방망이가 여전히 불을 뿜을 경우 프로야구사를 고쳐쓰는 속도도 빨라지고 해외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은 자명하다.
"이번 시즌만 잘 견디면 2005년 쯤이면 한국프로야구의 최고선수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가 돼 있을 겁니다. 홈런도 한 400개는 넘길 것 같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려는 욕망이 충만한 1인자, 술.담배를 하지 않고 수도승처럼 자기관리에 철저한 프로, 한국최고의 타자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를 잘 아는 사명감이 이승엽을 밀레니엄 스타로 만드는 경쟁력이다.
보이는 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모습을 가꿀 줄 알고 팬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도 팬들을 생각하는 진정한 프로 이승엽. 그에 필적하는 마땅한 라이벌이 없을 지도 모른다.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온 국민의 환호속에 터질 라이언 킹의 포효가 벌써부터 우렁차게 들린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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