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테크노파크 '울텍'

대구테크노파크 입주업체인 울텍(대표 석창길.36)은 반도체 및 마이크로 전자기계시스템(멤스.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제조용 장비 개발업체다.

멤스란 실리콘을 가공해 초고밀도 집적회로, 머리카락 절반 두께의 초소형 기어, 손톱크기의 하드디스크 등 초미세 기계구조물을 만드는 기술. 멤스로 만든 미세기계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이하의 정밀도를 갖는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이지만 세계 시장규모는 99년 17억 달러에서 2003년 11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98년 창업 첫해 매출액은 1억4천만원이었으나 지난해 매출액은 약 9억원에 이르렀다. 이같은 고성장의 비결은 뛰어난 기술력에 있다. 직원 10명 중 5명이 석사 학위 소지자고 연구개발비도 매출액의 30%가 넘는다. 석 사장도 경북대 반도체 전공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엔지니어다. 또 주주 30명 중 12명이 현직 이공계 대학교수들이다. 석 사장은 "교수님들의 자문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며 "연구개발의 밑천을 많이 확보해둔 셈"이라고 말한다.

석 사장은 창업 이후 줄곧 직원들과 함께 숙식하며 일에 매달리고 있다. 우수인력들을 외지에서 하나 둘 끌어모으다보니 숙소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업 1년 6개월밖에 안된 울텍은 이미 주목받는 벤처가 됐다. 끊임없는 연구.개발투자로 이룬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 98년 산업자원부 시스템집적기반기술 개발사업자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경쟁력 우수기업으로 지정됐다.

2000년은 울텍의 성장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 정책과제인 실리콘 두께식각(蝕刻)을 위한 'Deep RIE' 장비가 1월중 개발 완료될 예정이다. 대당 40만달러가 넘는 이 장비는 국내에 전량 수입되고 있다. 오는 7월엔 국내 최초로 차세대 초고집적 반도체소자용 '구리 전해도금장비(Electro Chemical Deposition)' 개발도 끝난다.

울텍은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3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 대만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이달 중 중소기업청에 벤처로 등록한 뒤 빠르면 내년쯤 코스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석 사장은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동기 부여에도 관심이 많다. 스톡옵션을 도입하고 기회가 닿는대로 해외 유명 박람회 등에 직원들을 참가시켜 선진 기술을 직접 접하도록 할 생각이다.

석 사장은 "우리나라가 새천년에 첨단산업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반도체 장비 등의 국산화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멤스 분야의 세계 최고 기업이 되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李尙憲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