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량 뜸한 신호등 무시 작은 질서지키기 기대

잠깐 정차한 차창 밖으로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두 남학생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신호등 앞에서 한 학생은 계속 건너자고 재촉하고 있었고 다른 학생은 그럴 수 없다고 하고 있는 중이었다. 신호등은 빨간색 이었다. 당연히 파란색 불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그곳을 지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호등은 별로 신경쓰지 않고 건너다니고 있었다. 오히려 신호가 바뀔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비정상인 것처럼 멋적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 두 학생은 모른척 건너가느냐 아니면 원칙대로 규칙을 지킬 것인가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서로 옥신각신 하고 있었다.

사실 그 횡단보도는 성큼성큼 걸으면 몇 발짝 안되는 짧은 거리였고 그것도 외진 골목길로 향하는 곳이어서 차도 많이 안 다니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 오히려 신호등이 있는 것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예 신호등에 관해서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옳은 행동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소한 부주의로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아무리 작은 규칙이라 할 지라도 사회구성원들이 지킬때 사회의 질서가 유지되는 것이다. 물론 그 횡단보도를 건넌 사람들이 항상 신호등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작은 질서부터 지키는 노력이 계속될 때 선진 시민의식이 자라나게 될 것이다.

류경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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