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를 맞고, 21세기를 맞았다. 새 천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새 백년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주시대의 개막이다. 이미 20세기 중반 우주시대는 시작됐다. 그러나 보다 본격적인 개막은 이제부터다. 지구는 너무 좁고 사람은 너무 많다. 거기에 사람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지구를 파괴하고 황폐화시켰다. 만물의 생육을 가능케 하는 오존대의 지속 자체가 얼마나 오래 갈지 의심스럽다. 그 덕택이라 할까? 그 대가라 할까? 하여튼 인간들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과학을 발전시켰다.
그 결과 우주가 얼마나 광활하고 별이 얼마나 많다는 것을 계산해 냈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은하계 우주다. 이 은하계 우주에만도 별이 1천억 개가 있고, 이 같은 은하계 우주 또한 이 우주안에 1천억 개가 있다고 천문학자들은 계산해낸다. 그렇다면 이 우주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별이 있는가. 그 수는 10²³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도 그 10²³이 나 되는 별 안에 들어 있는가. 우리가 사는 지구는 별이 아니고 행성이다. 별은 태양처럼 빛을 내는 것이고 행성은 빛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빛을 내지 못하는 이 행성들이다. 이 행성들에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주시대는 이 행성들의 탐험시대다. 우주시대의 개막은 이 생명체를 가진 행성들 중의 어느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지금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 수를 100만 개로 꼽는다. 지구처럼 빛을 뿜어내는 별(태양)에서 약 1억5천만km 정도만 떨어지면 어떤 행성이든 역시 지구처럼 생명을 잉태할 수 있다. 그것은 지구의 역사와 그 생태과정을 미루어서다. 지구의 역사는 45억년. 35억년전 화산이 폭발해 수증기가 하늘로 오르고, 구름이 생기고, 천둥 번개가 치고, 그리고 비가 오기 시작해서 10억년전부터 생명체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이런 지구와 같은 행성은 우주의 여기 저기에 있고, 적어도 21세기에는 500년전의 신대륙 발견처럼 그런 행성이 마침내 발견되고 말 것이라는 것이 우주시대의 개막 소리다.
문제는 우리며, 우리의 역할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처럼 서구인들에게 이 모든 연구와 계발을 맡기고 우리는 거기에 추종만 할 것인가? 지난 1000년처럼 새 천년도 서구인들을 따라 가기만 할 것인가. 서구인들은 지난 1000년을 만든 위대한 공적으로 5개를 꼽는다. 금속활자의 발견, 지동설, 지리상의 발견, 종교개혁, 자연과학의 발달이 그것이다. 거기에 우리 동양인이 기여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의 금속활자 발명을 서구의 그것보다 200년 앞선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모든 인쇄체계는 서구인들의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1000년 동안 동양사에서 그렇게 높여 세워온 한, 당, 송이며 원, 명, 청제국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1천년 동안의 인류사 발전에 도대체 무엇을 이바지 했는가. 지난 1천년간이 그러하다면 앞으로 1천년은 달라질 것인가. 1천년은 차치하고 앞으로 100년이 정작 어떻게 될 것인가. 서구인들이 자신하듯 앞으로 100년도 확실히 그들이 주도하고 지배하는 역사가 될 것이 아닌가.
지금 우리와 그들의 차이는 너무 크다. 우리 젊은이들은 입시로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자격시험, 취직시험으로 여념이 없다. 서울대학생의 반이 고시에 매달리는 그 절망감, 그 암담함, 그 후진성이 21세기를 떠맡을 우리 젊은이들의 현주소다. 우주시대는 개막됐는데 그 우주시대는 누구의 것인가. 우리 젊은이들이 분연히 일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분연히 박차고 일어나지 않으면 그 역시 지나간 시대, 20세기의 사람이고 미래가 없는 사람이다.
연세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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