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람들에게 안동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퇴계로 시작되는 유학, 혹은 하회마을로 상징되는 토속의 고장? 아니면, 본래는 서민 생활문화였는데도 지금은 아주 귀족적 예술인 듯 각인되기도 한 하회탈춤의 터전? 영국 여왕이 찾음으로써 그런 이미지가 더 깊어진 것은 아닐까.
그러나 역사학자 김희곤 교수(안동대)는 최근세사 속의 아주 중요한 터전으로도 안동을 읽어 주길 요구한다. 20세기가 이미 지나가 버렸지만, 불과 100년 전에 시작됐던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 민족의 독립과 나라의 복원에 이 지역이 기여한 바를 소홀히 해서는 안동의 모습도 일그러지게 밖에는 그려질 수 없다는 얘기. 안동시의 의뢰로 만들어진 책 '안동의 독립운동사'가 그 요구의 맨 앞자리를 자임하고 나섰다. "안동의 이미지에 균형 감각을 주자!"는 의도도 있는 듯 보인다이 책은 독자에 따라선 상당히 딱딱해 보일 수도 있고, 그래서 읽는데 힘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의식을 제대로 가진 시민이라면, 오히려 더 흥미로울 수도 있을 터.
이 책은 무엇 보다도 안동을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부르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퇴계와 하회마을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겐 전혀 생소할 수 있는 충격 발언. 그러나 책은 그 증거를 하나하나 제시한다. 1894년 갑오년 때부터 안동은 우리 의병의 발상지였고, 나라가 망할때 따라서 순절한 사람만도 전국 50여명 중 10명에 달한다. 표창된 출신지 판명 독립유공자 총 7천781명 중 247명이 안동 출신이어서, 어지간한 도 단위 배출자와 맞먹는다. 배출한 독립운동 지도자 역시 김동삼.이상룡.김지섭.이육사 등등 쟁쟁하다.
그런 다음 이 책은 의병항쟁 혹은 계몽운동기, 1910년대, 3.1운동기, 20년대, 30.40년대 등으로 구체적 사례를 적시한 뒤, 앞으로 계승하거나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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