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0년 지역 경제계 어떻게 될까(상)-차부품

대우차 처리 결과 따라 큰 파장외환위기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회복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부품업계의 호조 요인은 자동차 내수시장 활기, 엔 고(高), 해외업체들의 글로벌 아웃소싱 확대 등이다.

자동차공업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은 400만대를 넘어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외환위기로 위축됐던 잠재수요만 약 90만대에 달하는 만큼 내수시장이 본격 활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것. 또 일본의 엔화 가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미국, 유럽의 대형 완성차·부품업체들의 해외부품 구매 확대도 수출 호조에 청신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 업계는 낮은 가격에 양질의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원으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며 "해외진출 호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품 모듈화 등의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WTO 가입도 자동차 부품업계에 호재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완성차 업체의 수출과 현지 투자가 가속화되면 그동안 중국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어려움을 겪었던 부품 수출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암초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선 대우자동차의 처리 결과는 완성차 업계뿐 아니라 부품업체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문제다. GM 등 외국 완성차업체에 대우차가 넘어갈 경우 바로 현대자동차의 타격으로 이어져 부품업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부품업계는 대우차를 인수한 외국업체가 필요한 부품들을 산하 외국 부품업체로부터 바로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아 국내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른 기존 납품선 통폐합 추진도 부품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대구상의는 96년 111개에서 98년말 77개로 줄어든 지역 1차 업체 및 상당수 2, 3차 업체가 협력업체에서 탈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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