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금융권은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까지와 달리 강제퇴출보다 합병과 제휴바람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직접 나서는 대신 자율합병을 유도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은행권은 초대형 은행의 탄생 가능성이 높다. 국내 은행간 합병을 통해 세계적 규모의 대은행을 출범시키고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은행 주인찾기도 재추진될 전망이다. 지난해말부터 국내은행은 3~4개로 합병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돌아 금융종사자들을 긴장시켜왔다.
은행끼리의 짝짓기 뿐만 아니라 1.2금융권간의 제휴.합병도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가 보험.은행.증권사의 합병을 위한 제도정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동종 금융기관간의 합병은 비용절감이 주목적이지만 이종 금융기관의 합병은 업무영역을 넓혀 수익을 극대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신.증권.보험.리스 등 2금융권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투신.대한투신 등 대형 투신사들은 부실누적으로 구조조정의 도마에 오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신협.금고.상호금융 등도 다른 금융기관과의 경쟁을 위해 몸집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역 금융권의 영업여건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 대구은행을 비롯한 지역 금융기관들은 긴장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금융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 살아남기 위해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최고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도 BIS비율을 12%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총자산과 손익규모를 적절히 배합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 외환위기 이후 3년연속 배당하지 못한 점을 감안, 올해는 반드시 배당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00억~500억원대였던 순이익 규모를 올해는 1천39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대구은행은 이와 함께 '클린 뱅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23억원을 투입, 대출심사를 객관화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선진금융시스템(CSS, CRMS)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투신증권은 올해 외형 성장목표를 지난해 11조보다 6조원가량 늘어난 17조원으로 잡았고 1천500억원 이상 흑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전국적 대형 투신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아래 수도권.호남.충청.부산.경남지역에 10개이상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지난해는 대우사태 여파로 비상경영체제였으나 올해는 공격경영체제로 전환할 전략을 세웠다.
영남종금은 자회사인 우리주택 할부금융, 동화리스와 함께 여신전문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파생금융상품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투자신탁업무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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