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령회사 차려 카드발급 대행

최근 일부 금융기관의 신용카드 발급이 허술해지면서 신용카드 발급요건을 갖추지 않은 사람에게 업체 명의를 빌려줘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해주고 수수료를 챙기거나 현금을 빼내 가로채는 범죄가 생겨나 신용카드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 이런 형태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사람들이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용에 따른 변제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대구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30일 ㄷ섬유 영업실장 서모(29.서구 비산동)씨를 사기,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하고 ㄷ섬유 대표 강모(32.서구 비산동)씨를 사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대구시 서구 비산동에 무역업체인 ㄷ섬유를 차려놓고 11월말 김모(47.여)씨 등 3명을 ㄷ섬유 직원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모은행 성서지점으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해 준 뒤 수수료 20만원씩을 받아 챙겼다.

경찰조사 결과 서씨 등은 주위 사람을 통해 김씨 등 피해자들이 현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파악한 뒤 신용카드를 발급해주겠다고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측은 직장의료보험증이나 재직증명서 등 근무 여부에 대한 증빙 서류를 받지 않고 ㄷ섬유에 전화해 직원이라는 대답을 들은 뒤 신용카드를 발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은행측은 신용카드를 당사자 주소지로 보내지 않고 ㄷ섬유 사무실로 발송하는 바람에 ㄷ섬유 영업실장인 서씨가 김씨의 신용카드로 4차례에 걸쳐 현금 140만원을 인출하고 6차례에 걸쳐 1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은행의 신용카드 발급요건이 허술한 점을 노려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카드발급을 대행하는 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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