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박물관 8일부터 '백제 특별전'

백제권 문화의 흔적들을 만나려면 여러 군데를 둘러야 할 것이다.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보려면 마한 문화들이 집적돼 있는 나주 지역에 가야 하고, 백제 초기 유적은 서울지역에 있는 토성을 찾아야 체험할 수 있다. 공주로 쫓겨간 이후의 흔적은 그곳의 송산리 고분이나 공산성·박물관 등이 보전하고 있으며, 마지막 시대 것은 또 부여의 능산리 고분 및 박물관·부소산 등을 찾아야 만날 수 있다. 또다른 많은 유물들은 일본 등지로까지 나가 있으니, 일이 더욱 복잡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 대구박물관이 오는 8일부터 한달간 '백제 특별전'을 연다. 유적은 물론 유적 조차 모두 모아 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나름대로의 기획 아래 주요 물증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또 정리해 보여 준다니, 지역민들에겐 백제 알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인 셈.

이번 특별전에서는 모두 550여점의 백제 유물들이 지역민을 기다린다. 국보이자 백제 문화의 정수라는 금동대향로, 나주 고분군에서 나온 금동관(국보)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일본의 도쿄 국립박물관이 소장 중인 20여점도 대구를 찾는다.

고고학이나 문헌학의 증언들을 따르자면, 백제는 지금으로부터 2천여년 전 서울 한강 유역에 터를 잡고 국가의 형태를 이뤄가기 시작했다. 당시 그 이남 지역 주인은 마한. 때문에 처음엔 비류·온조 등 백제 왕가의 시조들이 마한 왕에게서 땅을 빌리고, 신하로서 세금도 바치며 살았다는 얘기가 있다.

마한은 영산강 유역인 나주의 반남지역에 30기 이상의 고분을 남겨 두고 있으며, 특이하게 옹기로 된 관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옹관묘), 여러 면에서 왜와 비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러던 중 247년에 한사군을 공격하다가 마한이 쇠퇴할 즈음 백제가 강성해졌으며, 370년대 즈음에는 침공해 온 고구려군을 쫓아가 황해도를 빼앗고 평양까지 진격해 고구려 왕을 살해할 정도로 백제가 부강했다. 반면 신라는 고구려에 기대어 연명했을 정도. 대충 잡아 백제의 한강 시대는 400여년 계속된 것이 아닌가 보인다.그러나 475년 고구려에 장수왕이 즉위해 수도를 평양으로 옮기는 등 남하 정책을 편 뒤 백제는 서울을 뺏기고 공주로 수도를 물려 60여년 지냈으며, 다시 부여로 천도해 120년 이상 지탱했다.

이런 역사적 변천을 따라, 이번 대구박물관 전시도 '백제 속의 영산강' '백제국의 성장' '한성 도읍기의 백제' '웅진 도읍기의 백제' '사비 도읍기의 백제' '백제인의 정신세계' '백제 토기' 등 6개 주제로 나눠 진행될 계획이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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