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동이 심해지면서 개인의 정신적·정서적 안정감을 채워주는 가정의 소중함이 더욱 빛나고 있다. 일과 직장에 떠밀려 소홀하게 여겨졌던 가정의 역할에 관심이 모여지면서 '가정에서 아버지 되찾기'를 표방하는 신가정운동이 2000년 신년벽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어머니에 의해 주도되던 가정운동과는 달리 아버지가 가정의 중심에 서도록 하려는 신가정운동을 펴는 곳은 운암교회(담임 조승희 목사, 053-323-6148~9).
운암교회는 부부성장학교에 이어 '제가 아버지입니다'를 테마로 6주간에 걸친 제1기 아버지학교까지 개설, 지난해 연말 '청색 아버지 면허증·Good Father Licence'을 가진 8명의 아버지들을 배출했다.
청색 면허증을 소지한 8명의 아버지들은 얼마나 아버지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느냐에 따라 녹색 면허증의 취득 여부가 결정된다.
아버지학교의 첫째 주는 늦기 전에 아버지자리 찾기와 마음열기, 둘째 주는 내가 아버지로서 보여주고 싶은 가치롭고 의미있는 행동, 셋째 주는 나의 아버지 회상, 넷째 주는 한사람에게 충실하자. 다섯째 주는 (가상)유언쓰기, 여섯째 주는 아버지 선언문 작성 등으로 이어진다.
교육기간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습관 30가지도 배운다. 좋은 습관 가운데는 △내내 자녀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라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칭찬하라 △자녀들과 함께 컴퓨터 게임을 해보라 △ 자녀들에게 아빠의 앨범을 보여주라 △아빠의 요리솜씨를 뽐내 보아라 △자녀들에게 쪽지 편지를 써라 △자녀들에게 아빠의 고민을 상담해보아라 △칭찬 릴레이게임을 해보라 등을 꼽을 수 있다.
청색 아버지 면허증을 딴 김달연(43·국제화재보험 강북영업소장)씨는 "가정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늘 일에 떠밀려 소홀히 했다. 현실속에서 나자신을 되돌아보고, 자녀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심어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대구상의에 근무하는 김병갑(33)씨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친아버지와 화해하는 길을 찾았다고 털어놓으면서 "이제까지 바쁘다는 핑계로 늘 가족들이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고, 아버지는 그냥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고 여겼는데 잘못됐다. 이렇게 살면 내 자식들 역시 나처럼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겠느냐"고 돌이켰다. 아버지가 된 지난 6년동안 자녀들에게 시간을 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새로운 가정생활을 꾸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무면허 아버지가 무면허 자녀를 낳고, 청소년 문제를 낳는다. 교육부재가 빈껍데기 가정을 양산하고 있다"는 조승희 목사는 더 이상 가정들이 파괴되기 전에 신가정운동을 펴야한다고 말한다.
운암교회측은 비(非)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부부성장학교·아버지학교 수강생을 모집하여 이 운동을 일반사회로까지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외에도 아버지학교를 여는 곳은 △대구 두란노서원 아버지학교 (053-422-4494)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 02-335-0142, http://www.gigayon.or.kr. 등이 있다.
崔美和기자
◈청색 아버지 면허증 7계명
①'자살'도 '살자'로 읽는 눈을 갖겠습니다
②항상 쓰다듬기 위해 한손을 남겨두겠습니다
③어떤 장애물도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바꾸겠습니다
④현관문을 들어설때 짜증을 털고, 고통을 벗어난 미소로 다가서겠습니다
⑤자녀들에게 날마다 귀로 먹는 보약(칭찬과 격려)을 주겠습니다
⑥가정의 행복은 시간으로 쌓아올려지는 탑과 같은 것. 성의껏 시간을 나누겠습니다
⑦아버지로서 자녀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로 아내를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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