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사실상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이 부의장의 정치권 재진입 통로는 여권이 추진 중인 새천년 민주신당 쪽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세력의 결집을 통해서다. 이 부의장은 파트너로 5공 신당의 주역으로 간주돼 온 정호용 전의원을 택했다. 이 부의장 측은 "정 전의원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할 것"이라며 정 전의원의 정치 재개와 이 부의장의 행보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5일 대구의 한 식당에서 장태완 재향군인회장 등 대구지역 재향군인회 간부진과 지역 주요 대학 총·학장들이 함께 한 만찬 자리에서 "대립과 다툼을 정리하고 2천년대 나라와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는 세력이 있다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7년 신한국당 경선에 도전했다 실패한 이후 2년반 만의 정치재개 선언이다.
그는 이어 여권의 '새천년민주신당' 대표설과 관련, "대립과 다툼 등 복잡한 권력관계를 바로잡을 자신이 없다"며 완곡하게 사양의 뜻을 표했다.
그렇다면 이 부의장이 그리는 정치그림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이 부의장은 이와 관련, "새 정치세력의 등장이 필요하지만 TK신당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오는 10일 쯤 정식 출범할 허화평-김용환씨의 신당 세력과 손을 잡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 전의원도 이와 관련, "모든 새 정치세력을 통합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허 전의원을 도와주고 싶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전의원 측은 15일을 전후해서 자신들의 밑그림이 모습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3일 허 전의원과 이 부의장이 새 정치세력 출현에 공감대를 이루는 데도 정 전의원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의원은 또 홍사덕-장기표씨의 '희망의 한국신당'과도 손잡을 수 있다고 말해 연대의 범위가 광범위할 것임을 시사했다.
결국 이 부의장과 정 전의원의 구상은 기존의 여야 3대 정당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이탈한 세력과 기성 정치권에 대한 염증을 갖고 있는 정치지망생 등을 결집, 총선에서 맞대결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지역적 분포는 대구-경북에 근거를 두고 부산-경남권을 포함하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충청권 일부가 가세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수성-정호용 두 사람의 '정치실험'의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물론 이같은 평가는 이들의 파괴력을 의식한 견제구의 성격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가능성이 엷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이 부의장의 여권 신당 대표설이 숙지지 않은 상태이고 또 이들이 새로운 정당의 창당 수순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허화평-김용환씨의 벤처신당에 합류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또 기존 정당의 틈새를 비집고 얼마나 많은 인물을 끌어 모아 총선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도 생명력을 결정짓는 요소로 지적된다. 이는 이들의 주체적인 역량만이 아니라 기성 정당의 공천 결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덧붙여 신한국당 경선 당시 보여준 정치인으로서 우유부단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일도 이 부의장의 개인적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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