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박태준 총리내정자에 대한 인준반대입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총리인준 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 하순봉 사무총장은 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올해를 공명선거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여러차례 다짐을 하면서 박 총재를 총리로 임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박 총리 인준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 총장은 "역대 정권은 선거를 앞두고 형식상으로나마 중립인사를 임명하는 의지를 보여 왔다"면서 '중립적인 성격의 총리와 내각 구성, 김 대통령의 당적 이탈'을 거듭 요구하고 "김 대통령은 정치9단다운 면모를 중립내각을 통해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사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총리 자리가 돌려가면서 맡는 초등학교 줄반장 자리인가"라면서 "박 총재의 몽니부리기의 지향점이 총리직임이 드러났다"고 비아냥댔다. 한나라당은 또 이번 신임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한나라당이 총리인준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것은 선거법 협상과도 결부돼 있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소선거구+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라는 가닥에는 여야가 합의했으나 쟁점사항인 인구 상·하한선 등 선거구 획정문제에서 여권을 최대한 압박하기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회의 105석, 자민련 54석, 한나라당 131석 등 여당이 과반수가 넘는 현 상황에서 총리인준안을 표결처리하면 부결시키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표결처리에 집단으로 불참, 단독처리하는 모습이라도 빚어진다면 '야당의 동의를 받지 못한 총리'라는 멍에를 뒤집어쓰는 등 박 총리 내정자로서는 스타일을 구기게 된다.
총리인준문제는 선거법이 6일 오전 다시 열린 3당3역회의에서 타결되지 못할 경우 재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선거법 처리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박 총재 측은 오는 11일 김종필 총리 퇴임에 맞춰 후임 총리실 구성을 위한 인사작업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총리실 인수에 착수했다.
徐明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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