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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입논술-27차 문제 최우수작

가족은 삶의 공동체 가운데 가장 작은 단위의 하나이다. 가족은 서로가 이기적 관계가 아니라 아끼며 감싸주는 사랑의 공동체이다. 이러한 가족간의 사랑은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이 있다. 소유 양식의 사랑은 대상을 구속하고 지배한다. 심지어 대상을 약화시키며 질식시켜 죽이기도 한다. 이에 비해 존재 양식의 사랑은 대상에게 생명을 주며 생명력을 증대시킨다. 여기서는 가족간에 소유 양식의 사랑이 가진 문제점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가족 관계를 위해서 존재 양식의 사랑이 필요한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가족들 사이의 소유 양식의 사랑은 서로 간의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여 그 구성원을 속박함으로 현대 사회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진다. 가족의 구성원으로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자주적 존재임을 무시하고 가족 전체가 지향하는 역할의 몫을 다할 것을 추구한다. 예를 들면 장남은 집안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보다는 집안의 안정적 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제시문 나)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행동에서 이는 잘 나타나 있다. 아버지는 아들이 미술 대학을 가겠다고 하자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 상대에 갈 것을 권유하고 아들은 그러한 아버지의 말을 수용한다. 결국 아들은 자신의 진로에 창의적인 자아의 실현의 길을 포기하고 집안의 경제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상대를 선택하므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이것은 아들의 장래에 대한 직업의 선택을 아버지가 구속하고 제한한 것이다. 이는 아들의 창의성을 죽이고 약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제시문에서 화자인 나는 집안의 안정을 위해서 자신의 견해를 억압하고 참는다.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 분명히 남편의 견해가 잘못되었음을 알고도 그것을 솔직히 말하지 않는다. 남편의 견해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가졌다는 점에서는 세 가족 중에서 주체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묵시적으로 남편의 견해를 따라가게 된다는 점에서 소유 양식의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람직한 가족 구성원은 서로의 창의적 능력을 존중해 주는 존재 양식의 사랑이 되어야 한다. 가족은 서로에 대해 사고와 행동을 제한하고 억압하는 것이 되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가족은 서로 가까이 지내면서 가족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 자주성을 존중해 주고 서로가 가진 창의성을 발견하여 이를 자각시켜 주고 그 자질을 발현시켜 자아 실현을 위해 도움을 주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사람은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성적 능력이 있다. 가까이에서 지내는 가족들은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의 진정한 자아 실현을 위해서 가족들이 서로 도와준다면 다른 누구의 힘보다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그에게 주체적 자아 실현을 위해 생명력을 주는 것이다. 나)의 제시문에서 아들이 미술에 소질을 가지고 있으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에게 미술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그에게 자극을 주어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다. 그가 나중에 훌륭한 화가가 된다면 화가로서의 그의 생명력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 된다.

바람직한 가족 사이의 사랑은 소유 양식이 아니라 존재 양식이어야 한다. 가족의 구성원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강요하여 구성원의 타고난 소질을 억압하고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자질을 발견하고 신장시켜 참된 자아를 성취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것이어야 한다. 이것은 그의 삶에 생명을 주는 것이고 생명력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진정한 가족 관계는 가족을 소유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자주적이고 주체적 존재로 인정하고 그의 창의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정인애 남산여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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