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AL화물기 추락 중간보고서-기체 결함·정비 불량에 무게

영국 항공사고조사기구(AAIB)의 대한항공기 추락사고 중간발표에는 예상대로 명확한 사고원인이 나오지 않았다.

AAIB 조사에 따르면 비행기록장치 해독결과 사고기는 이륙후 55초만에 추락했으며 지상충돌 11초전 최대고도는 2천532피트(약772m)였고 4개의 모든 엔진은 이륙출력에 가까운 정도였다. 또한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를 해독한 결과 부기장이 항공기고도 900피트를 불러줄 때 기장과 부기장간의 자세지시계(ADI)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경고음이 수차례 울렸고 거리측정장비(DME)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앞서 사고기가 타슈켄트에서 스탠스테드공항으로 갈 때도 고도 1천피트에서 항공기가 우측으로 회전할 당시 자세지시계에서 경고등과 함께 경고음이 울렸었다. 그때는 조종사의 적절한 조치를 통해 정상비행이 이뤄졌다. 사고기는 이에 따라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한 뒤 대한항공과 정비지원계약을 맺은 영국의 FLS를 통해 자세지시계 2번 소케트를 재장착했고 대한항공 정비사의 확인을 거쳤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내용만으로 사고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단 사고기의 자세지시계(ADI)가 타슈켄트에서 스탠스테드공항으로, 또다시 스탠스태드에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할 때 모두 이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통해 정비불량 또는 기체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정도다. 항공기의 상하, 좌우, 진행각 등의 변화량을 감지해 기장과 부기장의 자세지시계에 입력하는 역할을 하는 3개의 관성항법장치(INS)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영국 스탠스테드공항에서의 정비가 중간 기착지에서의 간이 정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정비불량 여부를 둘러싸고 대한항공과 영국 FLS간에 책임공방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대한항공기 사고원인의 정확한 규명은 블랙박스에 대한 추가적인 내용확인과 관성항법장치(INS)및 자세지시계(ADI)의 결함여부, 경고음 발생 원인 등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이뤄진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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